바른미래당 창당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당 상징을 정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양당은 정체성 차이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창당 직전까지 갈등을 노출, 창당 이후에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양당은 9일 오전 통합추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열어 정당 이미지(PI)를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회의 시작 직전 연기했다. PI를 두고 양당 간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회의 전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회의 연기는 국민의당이 제동을 걸면서 일방적으로 결정됐다. 국민의당이 회의 취소를 알린 시간 바른정당은 금시초문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새 정당 PI에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반영 비율에 대해 국민의당이 문제 삼았다는 후문이다.
국민의당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비공개회의를 열고 PI 변경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현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어제 부산을 갔다 오느라 의견 조율 시간이 짧아 연기된 것”이라면서도 “아직 (두 대표 간) 의견 차가 있는지도 조율이 안 됐다”고 말했다.
양당은 논의 끝에 애초 예정보다 두 시간 늦은 정오께 통추위 회의를 열고 PI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 부랴부랴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의견 차이가 있어 마지막에 오락가락한 모양인데 최종안 4개 중 아무거나 하라고 했다”면서도 “바른정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이 (당 색깔인) 스카이블루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은 애초 이날 오전 PI 결정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새 당의 정강·정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의총도 취소했다.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 의총을 소집할 김동철 원내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할 수 없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당은 신당의 정강·정책 결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당의 문제로 지적된 안보 분야와 복지 정책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햇볕정책 계승을 주장하는 반면 바른정당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 대표는 PI에 대한 개인 의견을 묻자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면 또 문제가 된다”면서 “나중에 또 택할 날이 오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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