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가정폭력 스캔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전까지 국정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던 존 켈리 비서실장에 대한 퇴진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정폭력 스캔들로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이 사임한 후 켈리 비서실장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망이 컸던 ‘실세’ 포터 전 비서관이 과거 전처 2명을 폭행했다는 지난 1일 영국의 한 연예 매체 보도로 촉발됐다. 파문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포터 전 비서관은 결국 지난 7일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지만, 이 과정에서 백악관의 수수방관과 포터 전 비서관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검증, 사후 대처 방식 등을 두고 거센 논란이 빚어졌다. 켈리 비서실장이 초기에 포터 전 비서관을 두둔하며 시간을 끈 데다 진작부터 그의 혐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눈을 감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질론이 고조되는 등 그로서는 지난해 8월 백악관 입성 후 최대의 거취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포터 전 비서관에 대해 “우리는 그가 잘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넨 데 이어 10일에는 “사람들의 삶이 단지 혐의만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망가지고 있다”는 트윗을 올려 포터 전 비서관을 두둔한 게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이번 파문으로 백악관이 다시 대혼돈에 빠져들면서 지난여름 백악관에 들어와 ‘군기반장’을 자임, 측근 간 권력다툼으로 어지러워진 내부를 추스르며 질서 다지기에 나섰던 켈리 비서실장 체제가 치명타를 입게 됐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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