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방문한 20대 여성 관광객을 살해한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이 범행 후에도 이틀 간 숙소 손님을 받는 등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피해 여성 A(26·울산시)씨가 지난 8일 새벽께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망 시각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지난 7일 오후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온 후 8일 새벽 1~2시까지의 행적이 확인됐고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겨 범행 시간을 이같이 추정했다.
10일 오전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해당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탐문하는 과정에서 용의자 B(34)씨를 만났다. B씨는 10일 오후 1시 10분께 경찰의 전화를 받고는 “시장에 장을 보러 왔다. 잠시 기다리면 숙소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경찰관에게 “아침에 손님들이 다 나가서 현재는 방이 비어 있다”고 말해 8∼9일 양일간 영업에 나섰음을 내비쳤다.
경찰은 B씨에게 실종된 A씨가 ‘언제 숙소에 왔는지’와 ‘차량을 끌고 왔는지’ 등을 물었고 이에 대해 B씨는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경찰 탐문조사에 자연스럽게 답했으며, 떨거나 말을 떠듬거리지도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그 후 6시간 만인 오후 8시 35분께 항공편으로 제주를 떠나 잠적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낌새를 차리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여성인 A씨는 지난 7일 제주에 도착해 같은 날 오후 게스트하우스에 입실했다. 이어 게스트하우스에서 손님 등을 대상으로 마련한 파티에 참석했으며 8일 새벽께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시신은 11일 낮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폐가 방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인 B씨가 경찰 면담 후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잠적한 점 등을 미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다른 지역 경찰관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해 쫓고 있다. 경찰은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B씨 관련 물품 등을 압수했다. 이날 오후에는 A씨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진행,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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