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무대에서 남북 합동 무대를 만들어준 가수 서현 씨 등 국민 11명에게 설 맞이 격려전화를 했다.
15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20분까지 설 연휴를 맞아 각 분야의 인물들과 ‘새로운 시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설맞이 격려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에도 야구선수 이승엽 씨 등 사회 각계 각층의 국민들에게 새해 맞이 인사 전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가수 서현 씨에게 “남북이 손잡고 공연하는 모습, 포옹하는 모습들이 국민들, 더 나아가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던 것 같다”라며 삼지연 관현악단과 합동 무대에 선 것에 감사를 표시했다. 이에 서 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돼 기뻤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시작됐다”며 “평화올림픽이 계속 이어져 평창 이후까지 그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항공대 특수구조단의 김수영 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김 씨는 2014년 세월호 수색 임무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대원과 같이 근무했던 인물로 잠시 특수구조단을 떠나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다 순직한 동료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지난해 특수구조단에 재전입해 근무 중이다. 문 대통령은 “동료들을 잃고 다시 복귀하는 일이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씨는 “동료들을 잃고 외상후 스트레스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회피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밀양과 제천에서 있었던 화재사건을 거론하며 “소방관들의 헌신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까지 해외에 있다 얼마 전 쌍둥이를 출산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김주영 씨와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를 키울 때 외국과 한국의 차이점과 아쉬운 점을 물었고 김 씨는 “호주는 가족 위주의 생활문화가 정착돼 있다”며 “아빠들의 퇴근 시간도 빨라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출해서도 기저귀를 갈거나 수유를 해야 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었따”며 “하지만 한국은 유모차를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근무시간을 줄여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정 환경을 극복하고 수학교사의 꿈을 키우는 대학신입생 이현준 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은 성황리에 잘 됐는데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어떤지 물었다. 이에 이 씨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구성 과정을 보여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좋은 경기를 치르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고 답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