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17명이 숨져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 앞에서 총기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앞에 모인 시위대는 ‘내가 다음 차례?’, ‘총기가 아닌 아이들을 보호하라’, ‘법을 만드는 주체는 의회인가, NRA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아이들이 더 죽어서는 안 된다”, “의회도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를 기리며 땅바닥에 눕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3분간 이뤄진 눕기 퍼포먼스는 총격범이 ‘AR-15 반자동소총’을 구매하는 데 걸린 짧은 시간을 상징한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학생 시위가 벌어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없었다. 그는 총격 사건 현장에서 가까운 자신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대통령의 날’ 연휴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느슨한 총기규제 대신 총격범의 ‘정신 건강’ 문제로 규정하고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집중하느라 총격범 관련 제보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자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싸늘하게 돌아섰다.
한편 미국 내 총기규제 강화론자들은 다음 달 24일에도 워싱턴DC에서 총기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행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