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교수 재직 중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제자였던 신인 연극배우가 성추행 정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20일 청주대는 지난해 1월 여학생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조민기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민기 측은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고 밝혔다.
학생들과 조민기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이날 밤 11시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신인 연극배우’라고 밝힌 송하늘이 장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조민기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해왔다”고 폭로했다.
송하늘은 “학교 선후배들이 수년간 겪어온 일들은 ‘음모’도 ‘루머’도 아니다”라며 “격려와 추행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는 없다. 조민기가 한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송하늘은 “2013년부터 성추행을 겪어왔다”며 “입학하자마자 선배들이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고 말했다.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성공한 배우인 조민기는 왕이었다”고 밝혔다.
송하늘은 “조민기 교수는 수업을 하러 청주에 올 때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친구와 나를 오피스텔로 부른 조민기가 자고가라고 하며 갈아입을 옷과 칫솔까지 꺼내주었다”며 “침대에 나를 억지로 눕게 하더니 배 위에 올라타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고 전했다.
송하늘은 “남자친구와 나를 오피스텔로 불러낸 날에는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해 물었다”며 “‘00이랑 XX 어떻게 하냐’, ‘00이랑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냐’는 등의 성적인 질문들을 농담이라는 식으로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침대 곁으로 나를 부르더니 가슴을 만지기도 했다”며 “내가 당황하니 ‘생각보다 작다’고 웃어넘기려 했다”고 말했다.
송하늘은 조민기가 학생들을 ‘격려’했다고 밝힌 노래방에서도 조민기가 성추행을 했다고 언급했다.
송하늘은 “1차에서 거나하게 취해 흥이 오른 조민기 교수가 앉아있는 여학생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춤을 추게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슴을 만지는 등의 신체 접촉이 이루어졌다”며 “가만히 앉아있던 여학생의 다리를 갑자기 번쩍 들어 올려 상의가 뒤집어져 속옷이 다 보이기도 했고 한 여학생을 벽으로 밀어놓고 후배위 자세를 취한 채 리듬을 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겨우 노래방을 빠져나와서 다 같이 취한 조민기 교수를 배웅하려 죽 서있는데 인사를 하던 중 저에게 다가와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송하늘은 “지금 제가 속한 세계에서는 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이,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큰 약점이 된다”며 “부디 다시는 어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송하늘 페이스북]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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