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8일 낮12시50분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 전 지사의 입장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거듭 사죄드린다”며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사흘 째 잠적하고 있다. 최초 폭로에 이어 두번째 폭로까지 나오면서 이날 기자회견에는 모든 이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황.
기자회견이 예정된 충남도청은 전날 오후부터 수십명의 취재진과 카메라가 진을 치고 기다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리자 안 전 지사 측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도청로비로 기자회견장을 변경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2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도청 외부에 경찰 4개 중대 300여명을 배치하고, 도청 내부에도 경찰관을 일부 배치해 충돌을 대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전·충남 20여개 여성단체 등으로 구성된 충남성희롱사건대책협의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도청 로비에서 ‘# Me Too’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것.
이들은 ‘세계여성의 날 110주년’인 이날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젠더 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지사는 취재진 앞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자진 출석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아래는 안희정 전 지사 입장 전문이다.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여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하였습니다. 거듭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주십시오.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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