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인 A씨(당시 대학생)은 2011년 12월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부인했지만 A씨는 정황 증거 등을 제시하며 이를 반박했고, 정 전 의원이 이에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반박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A씨가 주장한) 2011년 12월 23일이든, 2011년 12월 24일이든 A씨를 만난 사실도 없고 성추행한 사실도 없다. 그 전후에도 A씨를 성추행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사건은 전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우선 A씨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2011년 12월 23일 행적을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23일 오후 2시30분 명진스님을 만났고, 명진스님과 헤어진 후 ‘나는 꼼수다(팟캐스트)’ 멤버들과 고기를 먹으러 갔다. 모든 일정에는 변호인들과 보좌진이 함께햇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당시 지인들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4일의 행적도 공개했다. 이는 A씨가 처음에는 사건 발생일을 2011년 12월 23일로 주장했다가, 2011년 12월 24일로 사실상 정정했기 때문인 것.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4일에는 문익환 목사 묘소를 참배하고 근처 설렁탕집에서 나꼼수 멤버들과 점심식사를 했고 그 이후 광진구 W호텔에서 커피를 마시고 부인과 함께 광진구 근처 카페로 이동했으며 미권스(정 전 의원 팬카페) 담당자들을 만나 수감 이후 대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후 집으로 이동해 대책회의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만났던 지인들의 성씨 등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A씨와 해당 보도를 한 기자가 같은 학교 친구들인데, 2011년 경희대 강연에서 이들이 ‘열렬한 지지자’라며 자신들을 소개해 처음 알게 됐다”며 “이후 저는 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발언했다. 정 전 의원은 “보도 과정에서 사건 발생일, 사건 내용 등 주요내용이 계속 변경됐다”, “보도 시기가 의도적으로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기자, A씨, A씨의 지인 등은 다 친구인데, 친구라는 사실을 숨기고 객관적인 제3자의 추가폭로가 있는 것처럼 작성한 기사는 신뢰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해당 언론사의 무책임한 보도를 통해 큰 타격을 입었다”며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정 전 의원은 또 “허위보도로 인해 이미 많은 것을 잃었지만,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정 전 의원 성추행 의혹은 진실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앞서 현직 기자인 A씨(당시 대학생)는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인터넷 매체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주장했고, 정 전 의원 역시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A씨의 첫 폭로는 지난 7일 시작됐다. 한 인터넷 매체는 7일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 한 호텔 카페 룸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A씨의 주장을 전달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당초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해당 보도가 나오자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이틀 뒤인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A씨가 성추행을 당한 날짜라고 지목한) 2011년 12월 23일 해당 호텔 룸에 간 사실이 없고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호텔 룸으로 A씨를 불러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 보도자료에서 2011년 12월 22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부터 23일까지 자신의 행적을 밝히며 “2011년 12월 23일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의 보도자료가 나온 직후 A씨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당시 자신이 남자친구 등 지인에게 보낸 정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성추행 피해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A씨는 이메일에서 ‘마지막 포옹을 하고 악수를 나누는 데 정 전 의원이 저에게 입을 맞췄다. 놀라서 그 사람을 밀쳐내고 나왔다’, ‘‘네가 마치 애인 같구나, 어느 언론사 전형을 진행 중이냐, 성형도 해 줄 수 있다, 일이 이렇게 풀리지 않으면 졸업도 축하해주려 했었다’는 그 사람의 말은 저에게는 모욕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성추행 당한 날짜가) 크리스마스이브였고, 정 전 의원은 감옥행을 2일 앞둔 날”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일이 당초 자신이 주장한 12월 23일이 아닌, 12월 24일이었다고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매체는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의 수감일이 26일이었는데, A 씨가 (앞선 보도 때는) 수감일을 25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의 복당 심사를 진행 중인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정 전 의원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민주당은 ‘피해자 우선’, ‘불관용’, ‘재발방지 및 제도문화 개선’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당 관계자는 “사실 관계가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면서도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 전 의원의 경우 현재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복당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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