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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덕구’ 62년 연기인생 대배우 이순재의 숨결 담았다...제 2의 ‘집으로’ 될까

62년 연기인생의 대배우 이순재의 숨결을 담은 영화 ‘덕구’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드라마, 연극무대까지 62년간 한 해도 쉬지 않고 현역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그의 연기 철학은 “나는 모든 영광을 누린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살아보니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냥 열심히 한 사람으로만 기억해주면 된다.”이다.





그만큼 이순재는 “열심히 해서 작품을 살리고 연기를 빛내며 보람을 느끼는 배우”이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덕구’ (방수인 감독)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방수인 감독과 배우 이순재, 정지훈이 참석했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2011년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 후, 7년 만에 영화 주인공으로 돌아온 이순재와 천재 아역 정지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이다.

이날 방수인 감독은 “제가 집필하면서 두 손주를 억척스럽게 홀로 키워내는 할배를 그리면서 단순히 노인이 아닌, 고집스럽고, 세월을 한 몸에 겪은 캐릭터가 필요했었다. 처음부터 이순재 선생님을 그리면서 집필했다. 시나리오를 드리자마자 선뜻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고 배우 캐스팅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이순재는 “‘덕구’는 내게 잘 맞는 작품이어서 조건 없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나이가 되면 작품에서 주연을 맡는 경우가 드물다. 드라마에서도 병풍 노릇이나 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내가 90프로 이상 담당을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연기자라는 게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돈을 많이 받고 유명해지는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열심히 해서 보람을 얻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돈 이상의 가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방수인 감독은 이순재의 열정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 다섯 살 짜리 아이를 안고 넘어진 일이 있었던 것.





방 감독은 “아이가 다칠까봐 아이를 보호하고 넘어지신 거다. 너무 놀라서 선생님의 다리를 잡았는데 확 부어오르더라. 피도 났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계속 눈물이 났다. 제가 우니까 아이들도 울고 스태프들도 울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했다”며 “제가 정말 고생을 많이 시켜드렸는데, 이 자리에서 하나도 고생을 하지 않았다고 말씀해주셔서 죄송하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역 배우 정지훈 역시 노배우의 열정에 놀랄 정도. 정지훈은 “처음엔 엄할 것 같았는데, 촬영장에 가서 보니 정말 저희 할아버지 같았다. ”고 첫인상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에게 연기 지도를 받고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순재 선생님이 계속 대본을 외우시더라”는 일화를 전했다. “저는 대본을 ‘안 외우셨나’ 했는데 계속 외우셨다. 그래서 제가 민망해서 옆에서 카메라가 도는 것처럼 열심히 연기를 했다”고 전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한편, ‘덕구’ 시나리오 초고를 본 이준익 감독은 “책상에 앉아서 쓴 게 아니구나. 눈물을 참으면서 읽었다”라는 감상평을 남긴 바 있다. 실제 방수인 감독은 ‘왕의 남자’ 등을 하면서 이준익 사단 아래서 배운 감독이다.

이순재는 “방 감독은 배우들을 고생시키지 않았다. 스승 이준익 감독에게 잘 배운 것 같다. 스승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덕구’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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