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투자금이 미국 신생 바이오기술(BT) 기업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투자를 제한하는 와중에도 지난 3개월 동안 미 BT 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전년동기 대비 10배를 웃돌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1·4분기 중 중국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이 미국 BT 분야에 투자한 자금은 총 1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미 BI 업계의 전체 자금 조달액인 37억달러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불과 1년 전 이 분야에 대한 투자금이 미 BT 기업 유치자금의 7%인 1억2,550만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제 중국 투자가들이 미국 신생 BT 기업들의 핵심 자금줄이 됐다고 평가했다.
■가파른 투자 증가세 왜?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서 탈피
의약기술 등 첨단분야 투자 장려
중국의 해외투자 제한 움직임에도 미국 BT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은 중국 정부가 제조업에 집중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책적으로 바이오 투자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 3월 혁신 첨단산업을 적극 지원해 육성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BT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장려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중국이 의약기술 분야만큼은 영향권에서 배제하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은 다음달 1일 해외 암 치료제에 대한 관세를 폐지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 내 의약판매 관련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진 점도 중국 자본이 미국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욕구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생명과학 분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알렉산드리아리츠의 조엘 마커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BT 분야에 탐욕스러운 식욕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의 투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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