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에서 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연달아 숨진 사건은 ‘주사제 나눠 쓰기(분주)’ 준비 단계에서 주사제가 오염돼 발생한 참사라고 보건당국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지원반장은 25일 오후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할 만큼 스모프리피드(지질영양주사제)와 사망간 연관성이 있었다”며 “신생아 사망건은 스모프리피드 오염과 시트로박터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사망”이라고 전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관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망 환아와 나누어 투여된 지질영양주사제에서 같은 유전자형과 항생제 내성을 가진 시트로박터프룬디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지질영양주사제의 오염 가능한 경로로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지질영양주사제를 맞은 환아가 그렇지 않은 환아보다 사망 위험도가 18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상 초유의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원인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지질 영양제 1개를 7개의 주사기로 나눠 담는 과정에서 균에 오염된 사실이 밝혀졌고, 경찰은 의료진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추적 60’은 이대목동병원 사태 131일째,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의혹과 진실들을 파헤친다. 방송에서 유가족들은 아이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중 하나는, 한때 유력한 사망원인으로 떠올랐던 로타바이러스. 영유아 장염의 주요 원인인 로타 바이러스는 대부분 경미한 증상에 그치지만, 자칫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감염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격리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선 신생아 16명 중 무려 13명이 감염됐다. 해당 주치의는 관련 논문도 여러 편 낸 로타바이러스 전문가였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
이대목동병원 사망사건 이후 당시 이화의료원장과 이대목동병원장 등은 사고 발생 약 한달 후 책임에 통감한다며 사퇴했다.
제2, 제3의 이대목동병원 사고를 막을 해법은 없는 것일까.
상급종합병원이자 감염관리 상등급을 판정받은 이대목동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준비하면서 인증기준(처방과 투약의 일치)을 충족하기 위해 ‘환아 1인당 매일 1병씩 처방’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지만, 간호사들의 분주 관행을 묵인해왔다. 이른바 ‘벌레 수액,’ ‘결핵 간호사’ ‘좌우가 바뀐 엑스레이’ 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어떻게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었는지, 또 사건 이후 대처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은 없는지 25일(수) 밤 11시 10분, KBS 2TV ‘추적 60분’에서 살펴본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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