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과 마하트마 간디, 넬슨 만델라 등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는 영국 의회광장에 처음으로 여성의 동상이 들어섰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런던 의회의사당 옆 의회광장에서 여성 운동가 밀리센트 개릿 포셋(1847∼1929) 동상 제막식(사진)이 열렸다. 2.54m 크기로 만들어진 동상은 터너상 수상자인 영국의 여성 현대미술가 질리언 웨어링이 제작했다.
포셋의 동상은 ‘용기가 모든 곳의 용기를 촉구한다(Courage calls to courage everywhere)’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1913년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하며 달리던 국왕의 경주마 앞에 몸을 던진 에밀리 데이비드슨을 추모하는 연설에서 포셋이 말한 내용이다.
여성 운동가이자 작가인 캐롤라인 크리아도 페레즈는 지난 2016년 여성의 날을 맞아 의회의사당을 찾았다가 의회광장에 있는 11개의 동상이 모두 남성인 것을 알아챈 뒤 여성 동상을 세우기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이를 지지하면서 동상 제작이 탄력을 받았고 여성 참정권 인정 100주년을 맞아 이번에 제막식을 가졌다. 포셋은 1866년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에 나서 전국여성참정권연합(NUWSS)을 설립하고 교육운동에도 앞장서 여자대학인 케임브리지대학 뉴넘칼리지 설립에도 기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25년 영국 왕실로부터 남성의 ‘경(Sir)’에 해당하는 ‘데임’ 작위를 받았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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