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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호랑이’ 이광국 감독, “후배들이 좋아하는 고현정..항상 좋은 배우”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영화 되었음”

홍상수 감독의 그림자? “지나온 시간들의 한 지점”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이광국 감독이 고현정 배우와의 작업이 감사했음을 전했다.

이광국 감독은 “고현정 배우와의 작업은 오래된 꿈이기도 했고 너무 존경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광국 감독/사진=조은정 기자




지난 12일 개봉한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비겁함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자 하는 욕망에서부터 출발한 영화. 고현정 배우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광국 감독은 작업 내내 고현정 배우로부터 수없이 많은 영감과 힘을 받았다고 했다.

고현정은 영화 속에서 촉망받는 소설가이지만 도무지 새로운 글이 써지지 않는 유정 역을 맡았다. 이 감독은 처음으로 고현정을 찾아가 시나리오를 보여드리며 “예산은 없지만 선배님과 이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뻔뻔하게 말했다고 한다.

고현정은 “군더더기 없이 대단히 심플하지만 필요한 게 다 있다. 어떤 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폭이 넓은 이야기이자. 요즘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했다. 선배의 한마디 한마디는 이 감독에게 큰 힘을 줬다. 그는 “고현정 선배를 염두해 두고 글을 썼다”고 전하기도.

“선배님이 항상 제 마음속에 좋은 배우이자 훌륭한 배우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여드릴 수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꺼이 하겠다고 하셔서 제 꿈이 이뤄졌다“”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고현정 배우


고현정과의 인연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고현정 주연 영화 ‘해변의 여인’(감독 홍상수) 조감독이었던 이광국 감독에게 ”고현정 선배는 예측 불가능한 호흡으로 연기하는 좋은 배우다.“고 기억됐다.

이광국 감독에게 고현정은 ‘좋은 배우이자, 좋은 선배’ 였다. 고현정의 몸을 통과한 대사들은 살아있는 인간에게서 나오는 호흡이었고, 허구의 인물이 아닌 살아있는 캐릭터가 눈 앞에서 움직였다.

“영화가 허구지만 진짜 캐릭터처럼 느껴질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배우의 힘이 크다. 그렇게 소화를 해주시는 배우분들이 많지 않다. 절제하면서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고현정 선배님은 필요 이상의 표현을 하지 않으시는 분이다. 뭐랄까. 본인만의 리듬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좋은 박자를 가지고 있고, 테이크가 반복될 때마다 표현이 미세하게 달라지는 게 보인다. 좋은 배우의 그림이 그렇게 제 안에 자리잡아 있다.”



“지나간 12년의 시간 동안 내가 경험한 고현정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는 언제나 훌륭한 배우였고, 카메라 뒤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인간 고현정은 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신 분이다. 저 뿐 만이 아니라 선배님이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잘 챙기신다. 애정을 가지고 같이 하는 이들을 챙겨주신다. 제가 조감독할 때도 항상 사람들과 관계가 좋았다. 후배 배우들이 좋아하는 선배였다. 전 12년동안 선배님을 꾸준히 봤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다.”

이광국 감독은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이진욱 캐스팅은 고현정의 추천이 아니다. ”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 잘 몰랐다. 캐스팅에 고현정 선배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 선배가 그렇게 말을 하시는 분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광국 감독/사진=조은정 기자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 후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경력을 쌓은 이광국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데뷔작인 ‘로맨스 조’에서 겹겹이 이야기를 쌓아가는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 이광국 감독은 전작인 ‘꿈보다 해몽’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 작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와 아주 현실적인 판타지를 마법처럼 완성하는 이광국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약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광국 감독의 영화 속에선 홍상수 감독 그림자가 보인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며 “지나온 시간들의 한 지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 학교 출신이란 점이 늘 따라 다니듯, 제 주소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홍상수 감독님의 아우라가 크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저는 정작 작업하면서 크게 부담이 되거나 그런 건 없다. 오히려 감독님이 어떻게 영화를 만드는지 지켜봤기 때문에 어려울 때 의지가 된다. 배우를 만나서 어떻게 소통하고,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와 같은 태도를 배웠다. 홍감독님도 어렵게 영화를 만드시는 분이라, 그 때의 감정들이 더욱 이해가 되고 그 때 생활들이 내 영화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영화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즐거운 감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 감독이 되고 싶은 바람은 없다”고 했다. “존경하는 배우, 스태프와 함께 작업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웃었다.

“홍상수 감독님은 영화를 만들 때 사심 없이 깨끗한 분이다. 영화만 놓고 작업하는 분이다. 저 역시 그 영향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운이 따르면 많이 봐주실거란 생각은 있지만,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없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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