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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관 예루살렘서 개관…팔레스타인 시위대 52명 사망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종교적 성지인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행된 미국대사관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 강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정세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우려했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駐)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인 이날 예루살렘 남부의 아르노나(Arnona)에서 열린 미국대사관 개관식에서 새 미국대사관을 연다고 선언했다.

프리드먼 대사가 미국대사관의 소재지를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라고 소개하자 박수가 쏟아졌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자 기립 박수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기존 미국영사관을 개조해 대사관으로 활용하고 시간을 두고 영구적인 대사관 대지를 찾을 계획이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미국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베냐민 베타냐후 총리 등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므누신 장관과 이방카 고문이 대사관 현판을 직접 제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관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미국대사관을 공식적으로 연다”며 “축하한다. 오래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예루살렘에 대해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고 칭하고 “예루살렘이 고대부터 세워진 유대 민족의 수도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분할되지 않는 수도”라고 화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며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이전을 지시한 바 있다.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뒀던 미국 외교정책의 큰 변화로 해석된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한다.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감안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은 대부분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이 예루살렘 대사관 축포를 쏘고 이스라엘이 환호했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발포 등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시위대 52명이 숨지고 1천2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로는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적으로 폭격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사망자 가운데는 14세 소년이 포함됐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하마스의 군사기지 5곳을 전투기로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보안장벽 인근에서 선동한 폭력 행위에 대응해 테러조직 하마스 기지를 폭격했다”며 “하마스와 3차례 총격전이 벌어진 뒤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에서는 3월 30일부터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졌다.

예루살렘의 미국대사관 개관식 전날까지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시위대 40여명이 숨진 바 있다.

미국대사관 이전과 맞물려 유혈사태가 커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더욱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 아랍국가들은 예루살렘 대사관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비판해왔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실탄을 사용한 진압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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