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오늘 오후 풍계리 핵시설 폐기행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남한을 비롯한 5개국 취재진은 24일 오전 풍계리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남측 공동취재진 8명 등은 전날 오후 7시 북한 원산역에서 특별열차편을 타고 풍계리로 향했다. 원산에서 총 416km 떨어진 재덕역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한 취재진은 그곳에서 21㎞가량 떨어진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까지는 차량 및 도보로 이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정을 고려할 때 취재진은 정오 전후로 풍계리 갱도 지역에 도착해 본격적인 폐기행사 취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다. 이 중에서 1차 핵실험에 사용하고 오염으로 폐쇄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에 사용한 2번 갱도를 제외하고 3번과 4번 갱도는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핵실험장 폭파와 폐기가 이뤄지면 당분간 핵실험이 불가능해진다. 핵실험을 바탕으로 해야 할 핵무기의 소형화와 정밀화 작업도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늘 밤부터는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비가 예보된 만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이날 오후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북측 관계자는 전날 오후 원산에서 남측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24일) 일기 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정도 거리에서 관찰이 가능할지, 본격적인 폐기행사 전후로 어떤 절차가 진행될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5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위성사진을 판독해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제 핵실험 시설 폐기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원산 프레스센터 밖 현지 취재 과정에는 취재진에게 위성전화나 인터넷 등 기사전송 인프라가 제공되지 않는 만큼 실제 핵시설 폐기 절차가 공동취재진을 통해 국내로 전달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행사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할지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비핵화의 첫걸음을 떼는 이번 행사에 대한 국제적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안전·보안 문제 등으로 참석이 어려우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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