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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지명자 주세페 콘테 전격 사퇴, 이탈리아 최초 극우 정부 무산?

이탈리아 최초의 극우·포퓰리즘 정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53)가 27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내각 구성에 착수한 지 사흘 만의 일. 콘테 지명자가 유로존 탈퇴론자를 재무장관 후보로 제안한 데 대해 마타렐라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콘테 지명자는 이날 오후 마타렐라 대통령과 회담한 후 “변화의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권한을 포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콘테가 제시한 파올로 사보나 재무장관 후보자(81)는 1990년대 산업장관을 지낸 인물로, 대표적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 회의론자로 전해졌다. 사보나는 이탈리아의 유로화 채택이 ‘역사적 오류’라고 공공연하게 비판해 온 바 있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는 마타렐라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로존 내 우리 위치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탈리아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이탈리아인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유로존 탈퇴 지지자를 승인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 사보나가 재무장관에 기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Baa2’에서 투자부적격등급 바로 위인 ‘Baa3’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테를 총리로 추대한 반기성·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반유럽연합(EU)·반이민 성향의 동맹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오성운동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는 “정부(구성)를 평가기관에 맡길 것이라면 투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마타렐라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맹당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이탈리아가 독일, 프랑스, EU의 허가 없이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재선거를 제안하기도 했다.

선거 두 달 만에 연정 협상이 타결되며 안정을 찾는 듯했던 정국은 다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카를로 코타렐리 전 국제통화기금(IMF) 재정이사를 한시적 중립 정부를 이끌 총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타렐리는 내각 명단과 국정운영안을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코타렐리는 IMF 재직 당시 이탈리아의 공공지출 삭감을 밀어붙이며 ‘미스터 가위’라 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타렐리 총리안’도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하원의 신임 투표를 통과해야 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양당은 코타렐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황.

한편 현재 제기되고 있는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오는 가을 재선거로 확인됐다. 탄핵은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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