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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직원 400명에 나눠준 주식, 10년간 9,500% 뛰었다

■ 中서니옵티컬은 건물 미화원도 억만장자라는데

삼성전자·애플에 광학렌즈 납품

美 월가서도 인정받는 기업으로

창업주 "돈 흩어지면 사람 모인다"

구내식당 요리사·청소부도 자사주

직원 주식가치 1,700만달러 달해





왕원지앤 서니옵티컬 창립자/사진제공=서니옵티컬


“우리 회사에서는 건물 미화원도, 구내식당 직원도 억만장자일 수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포럼에서 중국 최대 광학카메라 회사인 서니옵티컬의 왕원지에(50) 부사장은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창업자와 일부 임원들이 주식을 독점하지만 우리 회사는 주식을 직원들과 나누며 성과를 공유한다”면서 “팀을 이뤄 함께 성장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맡은 역할이 건물 청소이건, 구내식당에서 음식을 날라주는 일이건, 회사에 오래 몸담은 직원은 수백만달러를 갖는 자산가일 수 있다는 그의 언급은 결코 허풍이 아니다. 1989년 대졸자 출신 첫 직원으로 이 회사에 입사한 왕 부사장은 자사주와 보유 주식 등을 포함하면 4억달러의 자산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회사로는 보기 드문 이 같은 경영방침은 지난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서니옵티컬 주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글로벌인덱스 편입 종목 가운데 지난 10년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8년 이후 10년 간 회사 주가 상승률은 무려 9,500%다. 10년 전 서니옵티컬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100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챙겼다는 얘기다. 미국의 최대 대박주로 통하는 넷플릭스도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7,500%선이다.



저장성의 한 제조공장 조립공 직원 출신인 왕원지앤(70)이 1984년 1만달러를 대출받아 고등학교 졸업자 출신 10여명과 함께 설립한 서니옵티컬은 고성능 카메라 부품 수요가 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함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로부터 광학렌즈 납품계약을 따내며 지난해 220억달러 가치의 회사로 도약한 서니옵티컬은 홍콩뿐 아니라 월가의 큰손들에도 높은 관심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율주행차와 고성능 드론에 꼭 들어가야 하는 광학카메라 모듈 수요가 더욱 늘면서 앞으로의 성장성도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니옵티컬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창업자인 왕 전 회장은 1990년대에 당시 직원 400여명에게 회사 주식 35%가량을 우리 사주로 나눠주며 직원이 회사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신의 지분은 1994년 당시 6.8%만 남기고 나머지는 회사 일반 직원은 물론 건물 관리요원, 요리사 등에게까지 근무 연수와 직위에 따라 부여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명의 이사회 멤버 지분 16%를 제외하면 나머지 자사주 배분주를 가진 일반 직원들의 평균 주식 가치는 1,7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전 회장은 지난해 발간한 사보에 “돈이 모이면 사람이 흩어지고, 돈이 흩어지면 사람이 모인다”는 말로 이익 공유의 경영철학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왕 전 회장의 생각은 실제로 수많은 백만장자 직원들을 탄생시켰다. 서니옵티컬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여년 전 회사 주식을 공유했던 400여명의 직원 대부분은 현재 여전히 서니옵티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서니옵티컬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66% 올라 최고 상승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과거 5년간 회사 순익 증가율만 6배에 달하고 드론과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광학렌즈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장성 전망도 밝다.

블룸버그는 “종업원에게 이익을 환원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접근 방식이지만 서니옵티컬의 성공은 중국 당국이 원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에 부합하는 하이테크 성공 스토리를 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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