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교보증권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수후보로 거론된 우리은행은 사실무근이라면서 부인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51.63%에 대한 매각 탐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가와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가는 3,000억원선에서 거론된다. 이날 교보증권의 주가는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6.45% 오른 1만1,55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만2,500원으로 연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주회사 전환 후 비은행 분야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저울질하는 우리은행을 유력후보로 꼽았다. 우리은행은 내년까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할 계획으로 지주사가 되면 출자 여력이 7,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교보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증권사 등의 인수는 지주회사 전환 후 여력이 마련된 후의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부인에도 증권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숨은 복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유안타증권 인수를 초기 검토했다가 유안타 측이 매각 의지가 없다고 확인되며 접은 바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증권 매각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보생명그룹은 오는 7월부터 도입하는 금융통합감독 대상이기는 하지만 삼성그룹이나 미래에셋그룹과 달리 보험사의 비금융사 지분 보유나,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한 논란거리가 없는 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교보생명그룹은 비교적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금융통합감독을 적용해도 추가로 자본 확충 필요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수년째 상장을 놓고 재무적투자자와 논란을 벌이고 있고 올해 10월 보험업계에 도입할 신지급여력비율제도에 따라 자본 확충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과 특수관계인인 지분 39.45%를 가진 1대 주주이고 사모투자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가 2012년부터 24%를 보유하고 있다. 코세어코리아 등 이전에 받은 투자를 합치면 총 50% 이상의 재무적투자자 지분이 있다.
교보생명은 투자 조건으로 지난 2015년까지 기업공개를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을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을 갖고 있지만 신 회장 측의 자금 부족으로 현실성이 낮았다. 만약 신 회장이 증권 지분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다면 풋옵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증권지분 매각을 본격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황정원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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