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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시진핑, 北으로…푸틴은 金 초청…숨 가빠지는 한반도 외교전

■주변 열강 사활 건 외교 각축전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역학질서를 뒤흔들 북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중국과 일본·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핵심역할을 하지 못하면 앞으로 동북아시아 정치·외교·안보는 물론 경제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입지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남북미가 주도하는 외교적 대전환의 흐름 속에서 자칫 ‘패싱(소외)’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앞으로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사활을 건 외교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의 행보다.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냉전시대 이래 지속된 동북아의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가 깨질 경우 중국의 입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위해 전용기를 제공하고 특급경호를 실시한 것도 ‘북한의 후견인’으로서의 역할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받아들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방북이 한국전쟁 정전 65주년인 오는 7월26일에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2005년 10월 말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3년 만이다. 북중 정상은 이 자리에서 북미회담 이후 북중의 대응책, 한반도 정전협정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부쩍 긴밀해진 러시아와의 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8일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조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핵심 역할 못하면 입지 약화”

習, 내달 13년만에 방북 예정

한반도 정전협정 문제 등 협의

러는 남·북과 릴레이 정상회담

日도 이벤트 활용 北 회담 추진





대통령선거 등 국내 정세로 동북아 외교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러시아는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중국과의 공조를 끌어올리는 한편 소원했던 남북한과의 관계에 부쩍 힘을 싣는 분위기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러시아와의 관계 모색에 나선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의 러시아 국빈방문이다. 김 위원장은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친서를 통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을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도 연내 정상회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소원했던 북러 정상외교는 동북아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와 향후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우방 확보가 절실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양국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국 중 유일하게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구축하지 못한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올수록 노골화하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에 속을 끓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월에 북일 외교장관회담, 연내에는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인 납치 문제 해결이 어려운 과제인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라 일본은 이 이벤트를 활용해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하반기 중국 방문을 추진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측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주변국의 움직임과 별도로 하반기 동북아 외교지형에는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7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개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9월이나 10월에는 앞서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물론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그동안 ‘주변부’에 머물렀던 중일러 3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불사하며 한반도 논의에 직접 개입할 기회를 모색하는 분위기”라며 “남북미뿐 아니라 중일러가 가세하며 빚어내는 ‘한반도 외교방정식’이 갈수록 고차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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