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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스타]‘김비서가 왜그럴까’ 박서준 보는 박민영은 왜 사랑스러울까…

생애 첫 로코 도전임에도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처음이라고?” 반문이 나올 정도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행동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박민영 이야기다.

지난 27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는 7.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이리와 안아줘’와 SBS ‘훈남정음’이 4%대를 유지할 때 홀로 7%대를 넘어선 것. 또한 3주 연속 화제성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에 올랐다. 지상파 수목극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tvN




‘김비서’의 성공 요인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원작의 힘이 작용했다. 동명의 웹소설은 조회수 5천만 뷰, 이를 기반으로 한 웹툰이 누적조회수 2억뷰를 기록한 바.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입증된 사실이었다. 영상화하는 과정에서도 원작의 분위기를 가지고 온 밝고 유쾌한 연출이 제 몫을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역할이 컸다. 미모부터 능력까지, 성격만 빼면 부족한 것 없는 재벌 부회장(박서준 분)과 그런 그를 유일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레전드 비서(박민영 분)의 설정은 다분히 만화적인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를 어색하거나 유치 않게 그려낼 수 있던 것은 배우들이 가진 연기 내공에서 비롯됐다.

사실 박서준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앞서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쌈마이웨이’ 등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남자주인공으로서 능력을 입증했던 것. 그러나 박서준과 달리 박민영은 데뷔 12년차에 처음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지난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박민영은 ‘자명고’ ‘성균관 스캔들’ ‘시티헌터’ ‘영광의 재인’ ‘닥터 진’ ‘개과천선’ ‘힐러’ ‘리멤버-아들의 전쟁’ ‘7일의 왕비’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성균관 스캔들’ 이후 그는 대체로 진중하고 무거운 역할에 몰입하며 배우로서 내공을 다졌다.

/사진=tvN




그러나 ‘김비서’는 달랐다. 이번 작품에서 치밀한 서사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따라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9년간 일적으로 엮어온 부회장과 비서가 이성으로서 관계를 맺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간질간질한 설렘을 전달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그 가운데서 박민영은 모태솔로 김미소가 느끼는 설렘, 의심, 불안, 미움 등 갖가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영준이 다가올 때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마음을 가지다가도, 그의 차가운 면과 마주할 때는 슬픔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잠시 잊고 있던 박민영의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캔디형 여주인공과 달리 김미소는 일처리에 있어서 똑 부러지고 프로페셔널한 인물. 그럼에도 무심코 나오는 허당미가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5회 엔딩에서 박서준이 키스를 하려다 깜짝 놀라며 밀어내자 박민영이 입술을 쭉 내민 채로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폭소를 유발했다.

김미소의 고구마 없는 시원시원함은 박민영의 연기와 잘 맞아떨어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박민영은 만화적 설정에 어울리게 또렷한 감정을 다채로운 표정 변화로 연기하고 있다. 이런 연기가 자칫 오버스럽게 다가갈 수 있음에도 마냥 사랑스럽게 보이는 건 박민영 자체의 능력이다. 이 기세를 이어간 박민영이 ‘믿고 보는 로코 여신’ 타이틀까지 거머쥘지 주목된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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