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1심 선고를 앞둔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이 검찰의 추가 수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 등 일당 4명의 공소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지난달 말 경찰이 넘긴 추가 댓글조작 혐의를 조사하고자 이들 중 일부를 소환했다.
하지만 소환 대상자들은 “변호인을 선임한 뒤 조사를 받겠다”며 사실상 수사를 거절했고, 검찰은 그대로 구치소에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작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따로 내지 않았기 때문에 조사가 언제쯤 가능해질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드루킹 일당이 변호사를 핑계로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추가기소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버티기 전략을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검찰 역시 드루킹 일당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게 재판 전략이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 4명이 1심 재판을 받은 혐의는 업무방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추가기소로 변론이 재개되지 않는 한 이들이 이달 25일 1심 선고에서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애초 드루킹 일당의 변호는 경찰 단계부터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윤모·장모 변호사가 맡았다. 그러나 이들은 경공모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며 재판 단계에서 사임했다.
이후 다른 변호사가 선임됐다가 그만두고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마준(40·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가 홀로 4명의 재판과 특검 수사를 전담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마 변호사에게 조사 입회를 타진했으나 그는 “검찰 수사에는 변호인으로 선임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특검에서도 마 변호사가 드루킹 등 4명을 모두 변호하기로 하는 바람에 조사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이날도 마 변호사가 맡은 ‘서유기’ 박모(30·구속)씨가 오전 10시에, ‘솔본아르타’ 양모(34·구속)씨가 오후 2시에 특검에 소환됐다. 소환자에 대한 조사가 4시간 만에 끝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둘 중 한 명의 조사 일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 변호사의 입회 없이 조사를 강행할 수도 있겠지만, 서유기의 경우 이달 1일 첫 특검 소환 조사에서 변호인이 없는 진술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 구속된 드루킹 일당 4명 중 1명을 소환하면 나머지 3명에 대한 조사가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특검은 경공모에서 ‘삶의 축제’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윤모 변호사를 6일 피의자로 소환한다. 드루킹은 경공모 핵심멤버인 윤 변호사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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