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과정과 관련 당의 내홍에 대해 “일시적인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 진정한 쇄신을 거부하는 그 자체는 이제 한국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당은 의총에서 비대위 구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복당파 의원과 잔류파 의원 간의 극심한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어떠한 실연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또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 비대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행은 이어 “이제 우리당 안에서도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이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논쟁보다는 논란을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논쟁은 논리를 가지고 하는 것이지 감정을 내세워 하는 게 아니라는 기본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잔류파 의원들을 정조준했다. 친박근혜(친박)계가 중심인 잔류파는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며 김 대행 등 복당파가 추진하고 있는 비대위 구성에 반발하고 있다.
김 대행은 전날 잔류파인 심재철 의원과의 언쟁을 의식한 듯 “이 모든 것이 제 자신의 부족함과 미흡함이 너무도 큽니다. 한국당은 구성원 전체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드리는 우리당의 모습은 어떠한 미사여구를 동원하더라도 용서받지 못할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거듭 국민 여러분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잔류파와 복당파 간 계파 갈등의 이면에는 비대위 이후 전개될 당권경쟁이 있다. 복당파는 비대위 체제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고 비대위원장에게 오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잔류파는 비대위에 힘이 실릴 경우 친박계 인적 청산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커 2년 임기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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