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 장인’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설들을 줄줄이 불러내고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원정(0대1 패)에 나선 추신수는 1회 초 첫 타석에서 명예의 전당 회원인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스)를 ‘소환’했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를 딛고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지난 5월14일 휴스턴전부터 50경기 연속 출루. 1923년 루스가 작성한 개인 최장 연속 출루(51경기)에 1경기 차로 다가선 것이다. 50경기 동안 추신수는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18차례나 달성했다.
추신수는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장(종전 스즈키 이치로의 43경기), 텍사스 구단 단일 시즌 최장(종전 훌리오 프랑코 46경기), 현역 메이저리거 최장(종전 앨버트 푸홀스·조이 보토 48경기) 기록을 차례로 경신한 데 이어 50경기 연속 출루 클럽에 역대 4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추신수는 1915년 타이 콥(디트로이트)과 1943년 스탠 뮤지얼(세인트루이스)이 남긴 55경기 연속 출루에도 도전한다. 둘 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전설이다. 그다음은 1998~1999년 데릭 지터(양키스)와 2003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의 57경기다. 이 부문 최장 기록은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보스턴)가 1949년에 세운 84경기 연속 출루다.
첫 타석부터 기록을 이어간 추신수는 홀가분하게 볼넷과 안타를 보탰다. 3회 볼넷에 이어 0대1이던 8회 선두타자로 시즌 100호 안타를 때리고는 대주자로 교체됐다.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타율 0.290을 찍었다.
추신수는 출루율 0.400으로 아메리칸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야구에서 타율보다 더 가치 있게 평가되는 것이 바로 출루율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죽음과 세금, 그리고 추신수의 출루만큼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없다”고 추신수의 출루 능력을 극찬했다. “죽음과 세금 외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인용한 것이다. 이 매체는 “연속 출루 기록을 길게 이어갔다는 것은 타자가 그만큼 참을성 있고 안타를 치지 못하는 날에도 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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