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40·필리핀)가 자신을 둘러싼 은퇴설에 ‘KO 펀치’를 날렸다.
파키아오는 15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챔피언 루카스 마티세(36·아르헨티나)를 7라운드 TKO(주심의 경기 중단·KO의 일종)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KO승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파키아오는 2015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패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호주의 무명 제프 혼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하면서 은퇴설에 내몰렸다. 혼과의 재대결을 포기하고 다음 상대로 마티세를 택한 파키아오는 모국에서 가까운 말레이시아를 재기전 무대로 희망했고 계획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1978년 12월17일생으로 불혹을 넘긴 파키아오는 이번에도 질 경우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경기 전 “마지막 경기라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에 진다면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마티세는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39승(4패) 중 36승이 KO승이었다. 파키아오는 그러나 3차례(3·5·7라운드)나 다운을 뺏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7라운드에 나온 강력한 왼손 어퍼컷에 마티세는 마우스피스를 내뱉고 패배를 인정했다. 7라운드 2분43초 만에 파키아오의 TKO승. 복싱 사상 최초의 8체급 챔피언인 파키아오의 전적은 60승(39KO)2무7패가 됐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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