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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한글 의학 교과서, 한자리에서 만나다

국립한글박물관 특별전 '나는 몸이로소이다-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 개최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 제중원 ‘해부학’ 권1-3 /사진제공=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인 제중원 ’해부학’을 소개하는 기획특별전 <나는 몸이로소이다-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를 19일부터 10월 14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그간 여러 기관에서 의학을 주제로 한 전시는 수차례 있었으나 ‘몸’에 대한 우리말과 문화의 역사를 조명한 기획특별전은 이번 전시가 국내 최초다.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영국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소장품 공개특별전의 일환으로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중원 ‘해부학’ 전질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라며 “이와 함께 18개 기관 소장 유물 127건 213점을 같이 전시해 전통적인 몸에 대한 생각과 언어문화사적으로 어떻게 변천했는지 살펴봤다”고 밝혔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품인 제중원 ’해부학’ 권1-3은 1906년 간행된 초간본으로 전질이 갖춰진 유일본이다.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인 제중원 ’해부학’은 일본 해부학자 이마다 쓰카누의 ‘실용해부학’권1-3(1888)을 제중원 의학생 김필순이 우리말로 번역하고 제중원 의학교 교수 에비슨이 교열하여 1906년에 펴낸 책이다.

고은숙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몸을 나타내는 우리말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했다”며 “개화기 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몸을 나타내는 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개화기에 한글로 번역된 해부학 교과서를 통해 낯선 서양의학과의 만남이 몸에 대한 우리말과 전통적 사고를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 그 도입과 변화, 확산의 과정을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 제중원 ‘해부학’ 권1/사진제공=국립한글박물관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몸의 시대를 열다’는 몸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 서양의학의 관점 차이를 비교한다. 1876년 개항 이후 전통의학과 근대 서양의학의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면서 새로운 몸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해부학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근대 서양의학을 받아들이는 일은 단순히 몸을 치료하는 문제를 넘어 몸에 대한 근본적인 세계관의 변화와 관련된 일이다. 이

2부 ‘몸을 정의하다’는 한글 창제 이후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몸을 가리키는 우리말의 변화상을 선보인다. 동양에서는 몸을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으로 보고 몸의 각 기관을 동양의 철학,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연결시켜 설명하였다. 서양에서는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골격계, 소식계 등과 같이 서로 연관된 각 부분을 함께 묶어 설명하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만남은 우리말 몸의 이름과 뜻풀이를 바꾸었다. 전시실은 ‘몸의 기둥, 뼈와 근육’, ‘마음의 집, 심장과 뇌’,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기관’, ‘서로 돕는 몸속 기관’의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각 주제별로 몸에 대한 우리말과 문화,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진 말들을 볼 수 있다.

3부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는 김필순과 에비슨이 펴낸 제중원 ‘해부학’을 소개하고 개화기에 발간된 여러 종류의 한글 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아 살펴본다. 제중원과 세브란스병원 의학교는 한글 의학 교과서를 활발하게 펴냈다. 기록상으로는 30여 종이 출판되었다고 하나 현재 전해지는 것은 14종이며, 이번 전시에 모두 선보인다.

개화기 근대 건축의 공간 특성을 반영한 전시 공간 연출도 눈에 띈다. 개화기 공간 속에서 관람객이 당시의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하여 시대적 공감과 이해를 최대한 높이고자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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