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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커머스 도전 CJ ENM '기대반 우려반'

실험적 비즈니스 모델 성공 땐

바이오 일변 코스닥 판도 바꿔

청사진 반신반의 시각도 많아

주가 약세...'험난한 도전' 주목





콘텐츠와 상거래(커머스)를 융합한 미디어 커머스를 표방하며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CJ ENM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실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한다면 바이오 일변도인 코스닥 시장의 판을 흔들 총아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한편으로는 바이오업종처럼 잠재력만 품은 ‘불발탄’이 될 우려 역시 상존한다. CJ ENM의 ‘험난한 도전’에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다.

커머스 채널인 CJ오쇼핑과 tVN,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보유한 콘텐츠 강자 CJ E&M이 합병한 CJ ENM의 특징이자 장점은 ‘경계 허물기’다. 미디어와 쇼핑의 경계를 무너뜨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겠다고 자신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에 CJ오쇼핑 브랜드 제품을 노출시켜 인지도와 판매량을 높이는 방식이 가능하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인 ‘윤식당2’, 인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CJ오쇼핑의 테이블웨어 브랜드 ‘오덴세’ 제품이 등장했다. 회사 측은 초기 단계인 이런 간접광고(PPL)를 넘어선 협업 모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손에 잡히는 합병 효과는 콘텐츠 투자 확대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9,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확보함으로써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가 수월해졌다”며 “드라마·영화·음악에서 기획득한 한국 시장 장악력을 아시아·태평양 권역 내로 복제·확산하는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CJ ENM의 콘텐츠 경쟁력은 독보적이다. tvN의 새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은 이미 평균시청률이 이전 흥행작 ‘도깨비(12.8%)’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인 넷플릭스와 협력 범위를 넓혀가며 세계 시장 침투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오너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팀장(상무)이 CJ 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임명되고 이 회장의 최측근인 허민회 CJ오쇼핑 총괄부사장이 CJ ENM의 수장이 되며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새로운 도전에도 CJ ENM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미디어 커머스라는 청사진을 반신반의하는 눈초리가 많다. 이날도 CJ ENM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4% 하락한 23만원에 장을 마쳤다. 합병 이후 거래가 재개된 전날 5% 넘게 빠진 데 이어 이틀째 주가가 급락했다. 합병작업 진행 내내 CJ오쇼핑과 CJ E&M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에 미치지 않아 지난 5월 400억원이 넘는 자사주 18만6,320주를 소각하는 등 주가 부양책을 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합병 직후 반대 주주에 대한 매수청구권 행사 지불대금도 예상 수준(5,000억원)인 것은 CJ ENM 측에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5조원대로 하락한 시가총액 2위 자리는 신약 개발 성공이라는 ‘한 방’을 품고 있는 바이오주에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실제 코스닥 시총 3위부터 10위까지는 4조3,000억원대에서 2조원 후반대 기업들이 큰 차이 없이 촘촘하게 모여 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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