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가스엔진발전기 선두주자' 만하임 캐터필라 공장 가보니] 독일 脫원전 바람 타고 각광…생산라인 '풀가동'

열병합 방식으로 효율성 95%까지

엔진발전기 전체 세트 직접 만들고

생산과정서 창출한 전력 재활용도

친환경·안정적 생산량 등 장점에

독보적 엔진 발전기업체로 우뚝

독일 만하임에 자리한 캐터필라의 직원들이 출고를 앞둔 가스엔진발전기 ‘CG260-16’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공장 생산 모델 중 가장 용량이 큰 CG260-16은 발전 출력이 4,000kW로, 시간당 약 1,4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김연하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이체에(ICE)를 타고 30분을 달리면 나오는 인구 30만명의 작은 도시 만하임. 지난 18일(현지시간) 만하임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자 메르세데스 벤츠의 창립자 ‘칼 벤츠’의 이름을 딴 ‘칼 벤츠 슈트라세’ 정거장에 도착했다. 벤츠의 창립자로 잘 알려진 그가 1871년 벤츠보다 먼저 설립한 곳이 바로 이 정거장 인근에 자리한 ‘캐터필라’의 가스엔진발전기 생산공장 ‘CES(Caterpillar Energy Solutions)’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둔 캐터필라는 지난해 매출만 455억 달러(약 51조 5,500억원)로 전세계 11곳에 생산 거점을 가진 세계 1위 독보적인 장비 제조업체다. 트랙터로 사업을 시작한 캐터필라는 지난 2011년 CES(당시 MWM)를 8억 1,000만달러(약 9,177억원)에 인수·합병(M&A)하면서 가스엔진발전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터필라의 가스엔진발전기 사업 확대는 고효율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가스엔진발전기를 통한 열병합 발전은 전력과 열을 함께 생산하는 만큼 별도의 보일러를 가동할 필요가 없다. 열병합 발전은 연료의 40% 가량을 각각 열·전력으로 변환해 손실률이 20%를 밑돌지만, 일반 발전은 절반 정도만 전력으로 변환해 손실률이 절반에 달한다. 알조샤 니콜라이 케르테스 CES 커뮤니케이션&PR 매니저는 “가스엔진발전기는 열·전력 생산에서 최대 90~95%의 효율을 내고 있어 경쟁사 제품보다 효율성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대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가스엔진발전기에 긍정적이다. 아민 로셀러 CES 생산라인 관리 책임자는 “미국의 지난해 가스 수출량이 10년 전 대비 약 3배 늘면서 전 세계 가스 가격이 하락했고 이로 인해 가스엔진발전기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880년부터 가스엔진을, 1910년부터는 디젤 엔진을 생산해온 CES는 현재 가스엔진발전기만 생산한다.

이날 기자가 찾은 캐터필라 공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커넥팅 로드 등 엔진의 주요 부품 생산·조립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생산된 부품은 엔진 조립라인을 거친 뒤 발전기에 부착돼 가스엔진발전기 완제품이 된다. 프랭크 퍼만 CES PR&온라인 마케팅 매니저는 “많은 기업이 엔진이나 발전기를 따로 사들여 조립하지만 캐터필라는 엔진발전기의 전체 세트를 직접 생산한다”고 말했다. 완성된 발전기는 테스트벤치로 이동, 시험 가동운전과 단계별 부하 운전을 거친다. 독특한 점은 이 과정에서 생산된 전력이 공장에서 사용된다는 것. 테스트벤치에는 공장 내 필요전력·생산전력·판매전력·구매전력을 표시한 전광판이 있는데, 테스트벤치에서 생산된 전력을 바로 사용한 덕분에 구매전력 칸에는 ‘0’이라는 숫자가 표시돼 있었다. 노버트 뮐러 CES 영업지원 시니어 매니저는 “올해에는 지난해(800대)보다 증가한 900대의 생산·판매가 예상된다”며 “캐터필라 가스엔진발전기는 연료 소모율이 낮아 효율이 높은 데다 전 세계 딜러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공장을 벗어나니 50톤 규모의 컨테이너 가스엔진발전기가 나타났다. 컨테이너 가스엔진발전기는 통상 가로 8~15m, 높이·세로 각각 3m이지만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제작에 약 26주, 현장 도착 뒤 3~5일의 모듈링만 거치면 별도 설치 작업 없이 바로 가동 가능해 산업현장이나 공동주택 등에서 수요가 높다. 벤자민 박스무트 CES 발전기 엔지니어링 기술사는 “대형 발전소는 부지 확보와 설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컨테이너 발전기는 별도의 인프라 없이도 조립만 하면 가동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컨테이너 발전기 7대는 2만6,000가구로 구성된 공동주택에 연간 16만MWh를 공급하고 있다.

독일 만하임에 캐터필라 공장에 컨테이너 가스엔진발전기가 전시돼있다. 컨테이너 가스엔진발전기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별도의 인프라 없이 전력 공급이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김연하기자


한편 CES의 본거지인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탈원전 정책에 힘입어 가스엔진발전기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오염이나 폐기물 처리 문제를 낳는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친환경적인 데다 효율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에릭 드 러예 캐터필라 EAME 홍보 담당자는 “화력·원자력발전소는 환경오염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재생에너지는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며 “가스엔진발전기는 파이프라인과 하수처리시설 등을 통해 얻은 천연·바이오 가스로 안정적인 발전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국내에서도 가스엔진발전기 도입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국가 정책적으로 탈원전이 추진되면서 가스엔진발전기의 장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캐터필라의 국내 공식딜러사인 ‘혜인’의 김형태 발전에너지사업본부장은 “혜인은 지난 1991년 국내 최초로 LS산전에 캐터필라 가스엔진발전기를 공급했고 이후에도 코엑스와 셀트리온, 서남·탄천 물재생센터 등에 제품을 공급해왔다”며 “올해에는 대형 쇼핑몰과 컨벤션 센터, 병원, 아파트 단지에는 천연가스용 가스엔진발전기를, 쓰레기 매립지와 물재생센터에는 바이오가스용 가스엔진발전기를 공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만하임=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