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내는 남성 직장인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을 통해 육아휴직에 따른 소득을 보전해주면서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내는 데 부담이 적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부문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8,463명으로, 작년 동기(5,101명) 대비 65.9%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6,000명을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깰 것으로 노동부는 전망했다. 노동부 집계는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공무원과 교사 등은 제외됐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육아휴직을 낸 고용보험 가입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한다.
올해 상반기 전체 육아휴직자(5만89명) 가운데 남성 비중은 16.9%로, 작년 동기(11.4%)보다 5.5%포인트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시 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장의 남성 휴직자가 4,946명으로, 전체의 58.4%를 차지했다. 이어 100∼300인 사업장(13.2%), 30∼100인 사업장(10.8%), 10인 미만 사업장(9.9%), 10∼30인 사업장(7.6%) 순이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남성 육아휴직을 쉽게 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작년 동기 대비 남성 육아휴직 증가율을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56.9%)보다 100∼300인 사업장(93.9%), 30∼100인 사업장(78.8%), 10∼30인 사업장(77.3%), 10인 미만 사업장(68.8%)이 훨씬 높았다. 중소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동부는 소득대체율(평균 소득에 대한 육아휴직급여 비율)을 높인 것 역시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작년 9월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80%로, 상한액을 월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했다. 2014년 도입한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의 둘째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급여 상한액도 작년 7월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상했고 이달부터는 첫째 자녀에 대해서도 상한액을 월 200만원으로 올렸다.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는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낼 경우 두 번째로 낸 사람의 육아휴직급여 3개월 치를 통상임금의 100%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이 제도 이용자는 올해 상반기 3,093명으로, 작년 동기(2,052명)보다 50.7% 증가했다.
내년부터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상한액이 월 250만원으로 오른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유급 3일에서 10일로 늘어나고 육아휴직급여 상·하한액을 높이는 등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다양한 시책이 시행된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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