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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감리에 흔들리는 바이오株...블랙리스트도 나돌아

무형화 자산 R&D비용 비중 높은

바이오기업까지 테마감리 이어져

시총 상위권 바이오주 대부분 급락

코스닥 750선 무너지며 연중 최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특별감리 이후 금융당국이 제기한 분식회계 의혹에 이어 연구개발(R&D) 비용의 무형자산화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에 대한 테마감리까지 이어지며 바이오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의 회계감리를 예상한 블랙리스트까지 돌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기업들의 회계처리 적절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취지지만 회계 업계에서는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금융당국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회계처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주의 급락에 코스닥지수는 750선이 깨지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시가총액 상위권의 바이오주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 6위인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전일보다 5.28%, 5.36%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는 분식회계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앞둔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40만원이 무너졌다. 코스닥에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메디톡스(086900)도 각각 전일 대비 5.78%, 3.67% 떨어졌다. 악성 루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신라젠(215600)은 7.95% 하락한 4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지난 3월5일 연중 최고점 이후 이미 33%나 주가가 떨어졌다.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도 올 들어 최저치인 9,563.41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주의 추락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게 약화 된 상황에서 주가는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코스닥도 장중 한때 748.32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이오주의 전망은 회계감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4월 제약·바이오 상장 기업 중 R&D 비용의 자산화 비중이 큰 10여개에 대한 테마감리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시총 2위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085660) 등이 포함됐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일부 바이오 상장사의 R&D비 자산화 비중이 70%를 초과해 글로벌 평균보다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테마감리에 나선 것이다.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이후에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개발비 자산화 시점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금융혁신과제로 꼽는 등 금융당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압박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강공에 나선 이유는 해외에서는 R&D 관련 지출을 정부의 판매승인 이후에 자산화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임상 초기 단계에도 자산화하는 사례가 일부 존재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테마감리에 착수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R&D비 자산화 비중에 따라 기업별로 정밀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블랙리스트가 돌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테마감리 기업들에 필요한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감리 중에 있지만 현재까지 정해진 결론은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낼 방침이다. 다만 R&D비 자산화에 대해 금융당국의 입장이 보수적인 만큼 테마감리 결과 이후 일부 기업의 경우 정밀감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개발비의 자산화와 관련해 새로 변경된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미래 경제적 효익의 유입 가능성이 있으면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과거 K-GAPP는 미래의 경제적 효익의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에만 자산화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래의 경제적 효익의 유입 가능성 정도에서 발생하는 양 기준 간의 차이로 회계처리 변경 시에 실무상의 어려움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IFRS 도입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IFRS 도입 이후 R&D비의 자산화가 더욱더 엄격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가 도입되면서 R&D비의 자산화 기준이 더 강화됐다”며 “단순 가능성(Possibility)이 아닌 실행가능성(feasibility)이 있어야 자산화가 가능해 R&D비의 자산화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행가능성이라는 부분과 관련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바이오산업의 경우 규제산업이라 자산화가 가능하기 위한 여러 가지 통계들이 있어 적절하게 R&D비를 자산화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감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신약과 신의료기기의 개발은 다른 산업군과 달리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했더라도 얼마든지 실패할 위험성을 수반하는 분야”라며 “금융당국의 바이오 기업 회계감리 역시 바이오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규·유주희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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