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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아프리카를 다시 본다<상>] 모바일머니 계좌 1억2,000만개...핀테크 등 IT기업에 기회의 땅

■불편한 삶 해결책으로 기술 주목

엠페사 성공에 모바일머니 줄이어

케냐 모바일 상거래액 85% 껑충

탄자니아선 T페사 캐시리스 사업

교통·공과금 납부 모바일결제 추진

기존산업 부진에 신기술 도입 활발

TIC "한국 기업 적극 투자·진출을"





케냐 나이로비 외곽 저개발지역의 한 상점 입구에 모바일머니 ‘엠페사’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위). 케냐에서는 번화가 대형쇼핑몰에 위치한 고급음식점이나 유명 브랜드 상점뿐 아니라 비포장도로 주변의 가판대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아래). /나이로비=정영현기자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모바일머니 중 하나로 꼽히는 ‘엠페사’는 지난 2007년 케냐에서 탄생했다. 엠(M)은 모바일(Mobile)의 첫 글자, 페사(PESA)는 돈을 뜻하는 스와힐리어다. 입출금은 물론 송금·결제·소액대출·보험가입까지 휴대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한국에서는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에 불과하나 케냐를 비롯해 은행 접근성이 낮고 현금소지의 위험성이 큰 아프리카에서는 ‘혁신’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향 가는 버스 운전기사에게 송금수수료 명목의 수고비를 주고 가족에게 현금전달을 부탁하던 사람들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돈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판대에서 물건을 사고 무선 데이터를 소량 구매할 때도 엠페사를 이용한다. 현재 엠페사는 케냐를 넘어 탄자니아·모잠비크·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대륙 내 주변국은 물론 인도·루마니아 등지에서도 사용된다. 또 아프리카에서는 엠페사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에어텔·티고페사 등 또 다른 모바일머니가 잇달아 출현해 더 새롭고 나은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머니는 의료 서비스, 금융투자 등 다른 영역과의 새로운 접점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지난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모바일머니 관련 서비스는 135개였다. 활성계좌는 1억2,200만개에 달했다. 특히 엠페사의 출생지인 동아프리카 지역의 활성계좌 수가 7,320만개로 가장 많았다. 케냐 산업통상자원부의 카예케 루카로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보통신 섹터의 기여율은 11.0%였다”며 “모바일 상거래액도 전년 대비 85.5%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모바일이라는 기술 하나로 불편했던 삶이 마법처럼 바뀐 것을 두고 ‘기적 같은 변화’라고 평가한다. 다만 또 한편에서는 19세기 말 영국의 ‘붉은깃발법’을 거론해야 할 만큼 억지로 보호해야 할 영향력 있는 기존 산업이 현지에서 발전하지 못했기에 마치 무에서 유가 창조되듯 신기술 도입과 발전이 고속 주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케냐에서 시작된 모바일을 통한 혁신은 주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냐와 국경을 맞댄 탄자니아는 공공 영역에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다방면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명 ‘T페사 캐시리스 프로젝트(cashless project)’로 각종 지방세, 전기·수도요금, 국립병원 의료비, 공공주택 임대료 등 공과금 납부 및 관리를 모바일 시스템 중심으로 혁신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또 버스·열차·여객선·국영항공사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후 여기에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공공기관 지출용 카드를 도입, 공공행정의 투명성까지 확보하려 한다. 모바일 기술로 일반국민의 생활편의 제고는 물론 공공 부문 선진화까지 이루겠다는 야심 찬 계획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손잡은 기업은 탄자니아 국영통신사인 TTLC와 한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페이링크코리아, 하나금융이다. 한국 정보기술(IT)·통신기업의 도움으로 한국형 주민등록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공공납부·결제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의 기술을 주목한 것이다. 탄자니아투자센터(TIC)의 제프리 음왐베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법과 규제 요건을 준수하면서 한국의 잠재력 있는 투자자들을 보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장단기 국가경제개발계획을 주목해달라고 요청했다.

나이로비에서 만난 한국 음파결제 스타트업 모비두의 임희정 이사는 “엠파사와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한국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일상의 부족한 부분을 모바일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신기술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또 임 이사는 “우리나라와 아프리카가가 기술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는 것 같다”며 “이곳에서는 ‘더 편한 삶’을 위해 기술이 필요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불편한 삶’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나이로비·다르에스살람=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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