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이어 일본에 3번째 원자폭탄을 투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신문은 10일 미국 정부가 공개한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 관련 공문서 중 당시 기밀 자료였던 ‘글로브스 문서’를 분석한 결과 추가 원폭 투하 계획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는 미군이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한 다음날인 8월10일 작성된 것으로 맨해튼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미 육군 레슬리 글로브스 소장이 조지 마셜 참모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서는 “폭죽형 원자폭탄(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과 같은 종류)의 다음 폭탄”에 대해 “4일간 정도 제조해서 최종 부품을 미국 뉴멕시코에서 배로 출발시킨다. 17~18일 이후 날씨가 좋은 첫날 (원자폭탄을) 투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문서에는 ‘제3의 원자폭탄’을 어디에 투하할 계획이었는지는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도쿄신문은 니가타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은 그해 7월 시점에서 원자폭탄의 공격 목표를 히로시마, 고쿠라, 니가타로 정한 바 있다. 이 중 고쿠라는 8월9일 원폭 투하의 당초 목표 지역이었지만, 미국은 시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대신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신문은 ‘글로브스 문서’가 미군 고위급이나 정부 관계자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3번째 원자폭탄 투하 계획은 곧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국 정부 관계자의 일기 등에 따르면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원폭 투하 후 히로시마의 참상을 사진으로 접한 뒤 더 이상의 원자폭탄 투하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편, 당시 미국이 일본 부근에 파견된 자국 해군에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고쿠라 등 원자폭탄 투하 계획지에 들어가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공문서도 새로 발견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미국 국립공무서관에서 발견된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 일본 부근에 있던 제3함대 사령관에게 보낸 1945년 8월 1~4일자 통신문 3건에서 “나가사키, 고쿠라, 히로시마의 반경 50마일(약 80㎞)에 들어가지 말 것”, “규슈나 혼슈 서부에 출격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통신문을 공개한 시민단체 ‘공습·전쟁재해를 기록하는 모임 전국 연락회’는 전장에 나가있던 미 해군에 원자폭탄 투하에 관한 정보가 사전에 전달됐다는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