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도를 강타하면서 20대 여성 한 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고 1만2,0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7시께 제주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인근에서 20대 여성 박모씨와 30대 남성 이모씨가 사진을 찍던 중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씨는 가까스로 빠져나왔으나 박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아 해경이 이틀째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풍으로 전선이 끊기며 제주도 내 1만2,000여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부터 이날 오후2시까지 제주시 한경·조천·구좌 지역 및 서귀포시 안덕·대정·표선·중문 지역 1만2,012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중 7,341가구는 복구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4,671가구는 작업 중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는 보강시설물 90톤가량이 파도에 유실됐으며 도내 신호등 43개가 꺼지거나 파손되고 가로수 77그루가 쓰러졌다. 급작스러운 폭우로 제주시 종합경기장 내 복합체육관 1층과 2층 천장이 부서지고 국제여객터미널 내 승객대기실 및 면세점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10시까지 제주 윗세오름에 746㎜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서귀포 490.5㎜, 제주 210.4㎜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현재 한라산 전 구간과 올레길 전 코스의 출입이 통제됐다.
태풍으로 전국 공항이 마비되면서 승객들도 발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 기준으로 진에어·이스타항공 등 제주공항 출발·도착 전편이 결항되는 등 제주·김포·김해공항 등에서 국내선 출발·도착편 항공기 818편이 결항됐다. 공항공사 측은 태풍이 한반도에 머무는 24일까지 추가적인 결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중국·일본·마닐라 등 국제선 항공기 결항이 속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태풍이 북상하면서 중국 샤먼과 일본 간사이·나고야 항공편 등 국제선 18편이 해당 국가에서 출발하지 못해 결항됐다.
바닷길 역시 전면 통제됐다. 제주여객선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 제주를 기·종점으로 하는 7개 항로, 11척의 운항이 전면 중지됐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솔릭’의 북상에 따라 이날 정오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비상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위기경보도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박진용·최성욱기자 yong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