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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조던 원맨쇼' 꺾은 '원팀 코리아'

남자농구 필리핀 넘어 4강 진출

'NBA 주전' 클락슨 혼자서 분투

라건아 선봉, 조직력으로 완승

4년전 金 겨룬 이란과 결승 다툼

전준범(왼쪽)과 이승현(가운데)·허일영이 27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 필리핀전에서 상대 에이스 조던 클락슨의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턴 플레이를 하란 말이야, 왜 안 하는 거야!”

남자농구 대표팀 허재 감독의 목에 핏대가 섰다. 그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않고 멈춰서 있는 선수들을 경기 중반 작전타임 때 강하게 질책했다. 이때까지 우리 선수들은 귀화 선수인 리카르도 라틀리프(현대 모비스·한국명 라건아)만 쳐다본 나머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3쿼터 초반에 한국은 필리핀에 8점 차까지 뒤졌다.

‘이러다 탈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에 반응하기 시작한 선수들은 이때부터 한 발씩 더 뛰기 시작했다. 조직력이 다소 떨어지는 필리핀의 약점을 빠른 공격으로 파고들었다. 종료 휘슬이 불릴 때 스코어는 91대82, 완승이었다. 한국 농구가 난적 필리핀을 제압하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8강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주전 선수 조던 클락슨이 버틴 필리핀을 9점 차로 돌려세웠다. 한국은 일본을 93대67로 농락하고 올라온 이란과 오는 30일 오후6시(이하 한국시각) 결승 티켓을 다툰다. 이란은 4년 전 안방 아시안게임 때 결승에서 만났던 상대다. 당시 한국은 79대77 승리로 금메달을 땄다.

한국 농구대표팀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오른쪽)가 27일 아시안게임 8강 필리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이승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8강전 관심은 NBA 4시즌 평균 14.1점을 올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가드 클락슨에게 쏠렸다. 미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를 둔 그는 이번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으나 NBA 측이 허락하면서 극적으로 엔트리에 들었다. 지난 21일 조별리그에서 최강 중국을 상대로 28점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지만 필리핀은 80대82로 아깝게 졌다.

클락슨은 한국을 맞아서도 35분여 동안 25점 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실속은 한국이 챙겼다. 한국 골밑에는 든든한 센터 라틀리프가 있었다. 올 초 미국에서 귀화한 뒤 이번이 태극마크를 달고 나온 첫 국제 종합대회인 라틀리프는 38분여를 뛰며 30점 15리바운드를 책임졌다. 전반에 이미 3반칙으로 파울 트러블 문턱을 밟은 라틀리프는 여러 유형의 마크맨을 번갈아 붙이는 필리핀의 작전에도 끄떡없었다. ‘토종 빅맨’ 이승현(11점 12리바운드·상무)이 끈적한 수비와 헌신적인 리바운드로 뒤를 받친 게 컸다.

1점 차로 뒤진 채 맞은 마지막 4쿼터의 히어로는 김선형(서울 SK)이었다. 그는 4쿼터 중반 시원한 3점포로 80대72를 만들었고 6점 차로 다시 따라잡힌 뒤에는 번개 같은 돌파에 이은 레이업과 추가 자유투로 9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3분여를 남기고 김선형이 스틸까지 성공하자 필리핀 감독은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숙였다. 이날 득점은 17점. 허일영(고양 오리온)과 전준범(상무)도 각각 17점, 9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경기 후 허재 감독은 “NBA 선수가 오면서 힘든 경기를 할 것으로 생각했고 정말 그렇게 됐다. 그래도 드롭 존 등 변형 수비를 펼쳐 클락슨을 막을 수 있었다”면서 이란전도 수비로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7점 10어시스트 7리바운드 4스틸을 올린 김선형은 “계속 라틀리프에게 수비가 몰리면서 공격이 정체된 느낌이었다. 감독님과 선배들이 주문한 2대2 플레이로 활로를 찾았다”며 “클락슨은 정말 잘하더라. 그래도 2~3명이 가니까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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