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의 한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공사장 사이에서 발생한 ‘땅 꺼짐’ 현상으로 긴급 대피한 주민 모두가 언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천구는 땅 꺼짐 주변 지반이 안정돼 주민들의 귀가는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주민들은 집에 돌아가는 게 불안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3일에는 서울 지역에 또다시 40㎜ 안팎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땅 꺼짐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추가적인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금천구는 2일 “아파트 땅 꺼짐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 분석 결과 지반이 안정화돼 대피한 주민들의 입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이날 아파트 안전에 이상 없다는 발표 직후 일부 주민은 귀가했지만 아직 불안감을 호소하며 좀 더 외부에서 숙식을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주민들도 있다”며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곳의 되메우기 공사 등 임시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대피한 주민들 모두가 귀가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 복구 작업은 오는 5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나 월요일 비가 예보돼 있어 1∼2일 지연될 수 있다”면서 “임시 복구공사 완료 후에도 주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별도의 숙박시설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건너편 오피스텔 공사장과 일방통행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사각형의 땅이 꺼졌다. 이 사고로 아파트 주민 76세대 200여명이 대피했고 아파트 단지 주차장이 내려앉아 차량 4대가 견인됐다. 전문가 분석 결과 오피스텔 공사현장의 흙막이시설 붕괴가 땅 꺼짐 현상의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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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금천구청은 대피한 주민들을 위해 아파트 인근 중학교의 체육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하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불편한 체육관 임시 거처를 거부해 인근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호텔 숙식비용은 오피스텔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지불한다.
땅 꺼짐이 발생한 아파트 인근의 한 주민은 “그 아파트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사고 공사장은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건설하는 공사로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이다. 금천구청은 10월 말까지 붕괴 원인을 조사해 최종 보고서를 낼 계획이며 이때까지 공사는 중단된다.
한편 대우건설은 이번 땅 꺼짐 사고에 대해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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