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 상장 폐지’ 트윗을 올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머스크가 거짓된 정보로 투자자를 속여 시장을 교란했다고 보고 강도 높은 조처에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EC는 지난달 8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이 확보돼 있다”고 밝힌 머스크 CEO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SEC는 미 뉴욕 맨해튼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그릇되고 오도할 만한(false and misleading)’ 언급으로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한 고지를 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유죄가 인정되면 공개시장에서 주식거래를 지휘하는 경영자로서의 권한도 박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후 주주들의 반발에 비상장 전환 계획을 취소했지만 SEC는 머스크의 트윗으로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는 등 시장 질서가 교란됐다고 판단하고 내부자거래를 규정한 ‘증권거래위원회 규칙 10b-5’ 적용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성명에서 “잘못된 일을 하지 않았다”며 “진실·투명성의 관점에서 최선의 행동을 취해왔고 진실성은 내 인생의 가장 중대한 가치였다”고 항변했다.
SEC의 이례적인 강경대응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12%나 폭락했다. 미 주요 언론은 이번 법적 조처가 머스크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테슬라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NBC는 “이번 소송에서 테슬라는 피소되지 않았지만 향후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에 대한 고발은 테슬라에 엄청난 혼란”이라며 “회사의 미래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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