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 대회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을 찾았다가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연락이 끊긴 한국인 A(39)씨는 국가대표 메달리스트 출신 체육지도자로 확인됐다. 중앙술라웨시 주 팔루에서 열린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가해 지난달 24일부터 현지에 체류했던 그는 팔루 북쪽 80㎞ 지점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28일 이후 6일째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A씨 어머니와 함께 피해현장을 찾은 재인도네시아 패러글라이딩 협회 관계자는 “A씨는 2008년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안 비치 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우수한 선수이자 체육지도자”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외에도 다수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2010년부터는 발리에서 패러글라이딩 인스트럭터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매번 대회 때마다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한국 소개 책자를 들고 다녔다고 한다. 바람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고 정상급 기술을 지니고 있어 패러글라이딩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올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 제안을 받았다. 재인도네시아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그는 발리에 정착한 후 교민사회와 현지 스포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고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도 한국 국가대표팀 연습장 확보와 같이 다방면으로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A씨가 붕괴한 팔루 시내 8층 호텔의 잔해에 갇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나, 객실 위치로 추정한 매몰 장소가 잔해 더미의 비교적 안쪽이어서 신속하게 파악 되지 않고 있다. A씨의 지인은 “그는 과거 비행 관련 사고로 다시는 걷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도 끈질기게 재활훈련을 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번 시련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동갈라 지역에서는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고, 약 20분 뒤 진앙과 80㎞ 거리인 팔루 지역에 최고 6m의 높은 쓰나미가 닥쳤다. 현재까지 1,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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