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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 장교·병사 구분폐지, '장병묘역’ 으로 통합

보훈처, ‘국립묘지 설치 운영법’ 개정…생전 안장 신청해야

장교와 병사 출신이 사후 국립묘지의 한 장소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국립묘지 묘역명칭 변경과 국가유공자 사망 전 안장 신청과 등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립묘지에 별도로 조성된 장교묘역과 사병묘역을 통합하고, 명칭이 ‘장병묘역’으로 바뀐다. 지난 2017년 2월 대전현충원에서 상병에서 대령까지 11명의 유해를 처음으로 한 장소에 안장한 이후 묘역 통합명칭을 제정해 아예 법령에 담은 것이다. 장교와 사병묘역의 통합은 국립묘지 장교묘역에 묘역을 조성할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장병묘역에 안장되는 장교와 병사 묘역 크기는 각각 1평(3.3㎡)으로 동일하다.

보훈처는 “사병(士兵)묘역의 명칭이 ‘사병’(私兵)으로 인식될 수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현재 장교묘역과 사병묘역을 통합해 운영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애국지사 묘역’은 ‘독립유공자 묘역’으로, ‘일반공헌자 묘역’은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으로 각각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또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사후(死後)에 유족이 안장을 신청하던 방식에서 대상자가 생전(生前)에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유족들의 장례절차 지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지금은 안장 대상자 사후에 유족들이 안장을 신청하고 있다. 보훈처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안장대상 심의위원회의를 열어 대상자의 범죄경력 또는 병역 불이행 등 결격사유가 있는지를 심의해 안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로 인해 안장 심의가 완료되기까지 보통 40일 정도 걸린다.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유족들은 시신을 임시로 안치해야 하는 등 장례절차 지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보훈처는 안장 대상자 가운데 먼저 85세 이상자에 대해 사전 신청을 받아 심의를 진행, 생전에 안장 여부를 통보할 방침이다. 이후 순차적으로 신청 연령을 낮출 계획이다. 보훈처는 “국립묘지 안장 사전(死前) 심의를 통해 본인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유가족이 미리 장지를 정할 수 있도록 장례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한 행정소송 등이 제기되면 즉시 안장 재심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개정안에 마련했다. 보훈처는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해 담당재판부 등이 조정 또는 시정을 권고하더라도 이와 관련된 법적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국립묘지 안장 비해당 처분과 관련한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재심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심의 대상은 사법부에서 조정을 권고하거나,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시정을 권고한 경우, 그 밖에 처분의 변경을 요구하는 중요 서류나 사실이 발견된 경우 등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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