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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충성' 촌극 오죽했으면...무리한 일자리 급조 결국 역풍

일자리 창출 압박했던 기재부
국토부 목표치 66%는 잘라내
고드름 제거·전단지 배포 등
'숫자 불리기' 만연 비판받아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 규모 감축은 정부의 안일한 문제 인식과 공기관의 눈치 보기가 만들어낸 촌극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일자리 창출 계획’을 요구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23개 공공기관의 목표 일자리 3분의2를 잘라냈다. 그만큼 예산을 집행하기에는 ‘의미 없는 업무’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국토부가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최종 제출한 ‘국토교통 분야 일자리 추진 내역’을 보면 23개 기관 중 단기 일자리 계획안이 통과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 시설안전공단, 도로공사, 철도시설공단, 코레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 7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당초 목표치로 제시한 1만497명의 34%에 불과한 3,509명만 받아들여졌다. 이는 LH 1개 기관이 적어낸 목표치(5,029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체험형 인턴은 기관 공통으로 총 1,080명(제출안 2,003명)을 뽑기로 했다. 반려된 단기 일자리에는 전단지 배포, 12월 고드름 제거 등 핵심 업무와 상관없는 단순 직무가 대거 포함됐다.
'고용 충성' 촌극 오죽했으면...무리한 일자리 급조 결국 역풍

이들 기관이 마련한 일자리는 일찌감치 무의미한 ‘충성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LH의 경우 3개월짜리 일자리로 입주·하자 서비스 조사원 2,100명을 쓰겠다고 했지만 이들의 평균 근무 기간은 2.5일에 불과했다. 3개월 동안 한 사람당 평균 2.5일씩 근무하게 하는 방식으로 창출 일자리를 2,100개까지 불린 것이다. 코레일은 짐 들어주기, JDC는 면세점 이벤트 전단지 배포 등의 일자리를 넣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성급하게 일자리 늘리기를 시도했다가 역풍만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재부가 공공기관의 충성 일자리 마련을 부추긴 뒤 이를 다시 대거 반려하는 상황이 초래되면서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민 의원은 “이번에 공공기관이 제시했던 일자리들을 보면 이 정부가 추구하는 그림이 ‘알바 천국 대한민국’ 같고 정책 기조 역시 ‘알바 주도 성장’인 듯하다”며 “고용지표 조작을 위한 국민 기만극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만2,500개 일자리의 적절성을 따져 규모를 정리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청와대와 기재부가 압박해 각 기관으로부터 일자리 안을 받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해도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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