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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에세이] 뼈를 지켜야 노후 걱정 던다

안지현 대한골대사학회 홍보위원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는 남녀 대결이면서 노인들 간의 대결이기도 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40대 대통령을 지낸 로널드 레이건의 최고령 기록이 경신되는 선거였다. 70대의 나이 탓에 선거기간 내내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건강 문제가 따라다녔다.

클린턴은 선거 후에도 건강 문제가 뉴스에 올랐다. 지난 3월 인도 방문 중 손목 주위가 골절됐다.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호텔 욕조에서 넘어졌다’ 등 기사는 제각각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책 홍보차 영국 런던을 방문했을 때도 계단에서 넘어져 발가락이 골절됐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꾼 클린턴도 세월 앞에서 골다공증을 피하지 못했다. 여성은 50세 전후로 폐경이 되면 뼈를 보호하는 여성호르몬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뼈가 약해지기 쉽다.

남성도 안심할 수 없다. 여성보다는 골다공증 위험이 적지만 노년이 되면 뼈가 약해진다. 비타민D 결핍, 스테로이드 등 약물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도 뼈를 약하게 한다. 젊었을 때보다 키가 4㎝ 이상 줄었거나 나이 들어 허리가 구부정해졌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예전에 허리를 삐끗했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척추뼈 일부가 주저앉아 키가 줄었을 수 있다.

진료실에서 열이 많이 나거나 혈당이 너무 높은 경우 등 당장 며칠간 입원치료가 필요한 노인환자를 만나고는 한다. 입원을 권유하면 많은 노인이 손사래를 친다. 외래진료를 다니면서 약을 타는 것도 자식에게 미안한데 입원까지 해서 부담을 주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입원해 급한 불을 끄지 않으면 며칠 안에 상태가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오거나 바로 중환자실로 입원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다시 설명한다. “그러면 몸도 더 아플뿐더러 치료비도 더 많이 들어 자식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 지금 입원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마음을 돌린다.



골다공증 치료도 비슷하다. 올해 가천대 약학대학 등이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에 발표한 연구를 보자. 50세 이상 골다공증 환자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생긴 사람은 골절이 생기지 않은 사람보다 의료비가 3.8배 더 들었다. 골절이 생기면 입원비·외래진료비 등이 더 많이 들어서다. 골다공증 치료제를 잘 먹지 않던 환자가 약 복용만 잘해도 골절 예방 효과 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연간 50억원 이상의 의료재정을 아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가 738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인 7명 중 1명꼴이다. 65세 이상 인구의 72.4%는 자녀와 따로 살며 본인 및 배우자가 생활비를 버는 경우도 61.8%에 이른다. 1인당 연간 진료비는 398만원 정도이고 본인이 건강하다고 평가한 사람은 37.0%에 머물렀다.

55~79세 취업자의 업종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5.6%)이 가장 많았고 직종은 단순노무종사자(24.4%)가 가장 많았다. 이 연령대에서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4.1%였다.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생활비를 보태려고(59.0%)가 일하는 즐거움(33.9%)보다 많았다. 평균수명만 늘어난 게 아니라 생계 때문에 일을 해야 하는 기간도 늘고 있다.

골다공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건강 문제를 넘어 이제는 생활의 문제이자 생계의 문제가 됐다. 골다공증을 방치해 뼈가 부러져 입원하고 수술하는 동안 직접 일하러 나가지 못하거나 자식들이 간병에 매달려 생기는 경제적 손실까지 따져봐야 한다. 뼈를 지키는 것이 노후 걱정을 더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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