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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종 종로구청장 "창조적 도시재생...'명품 종로' 만들 것"

곳곳에 아름다운 건축물 짓되

역사·문화 유산 통해 재생해야

한옥 보존하면서 양옥 장점 접목을

노후건물 안전점검 수시로 해야죠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집무실에 걸려 있는 옛 경희궁의 전경을 담은 그림을 배경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송은석기자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집무실에는 옛 경희궁의 전경이 담긴 그림이 걸려 있다. 한때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이 일본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위한 사당(祠堂)의 문에서 신라호텔의 정문으로 사용됐던 아픈 역사를 김 구청장은 그림을 들여다보며 담담하게 풀어냈다. 우리 궁궐과 한옥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며 “외형은 보존하되 사람들이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강조하는 그의 말에는 ‘온고지신’이라는 철학이 배어났다. 1980년대 중반부터 건축가로 활동했던 김 구청장은 종로 곳곳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어 도시 경관을 살리는 동시에 ‘종로의 부활’을 이끌어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구청장이 지방행정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건 전 서울시장이 재임하던 2000년 전후다. 당시는 북촌이 재개발 열풍에 휩싸였던 시기다. 재개발을 통한 경제 효과에 매몰됐던 당시 건축가였던 김 구청장이 제시했던 방향은 ‘보존과 개발’이었다. 그는 “석사논문 제목이 ‘북촌 한옥 보존 및 개발에 관한 연구’였는데 한옥의 아름다움은 살리면서 양옥의 장점을 받아들여 개조하자는 게 요지”라면서 “각종 모임에서 이같은 주장을 펴자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사람들도 점차 귀를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한옥은 주방과 화장실이 본채와 떨어져 있어 ‘살기에는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화장실을 안으로 들이고, 주방의 계단을 없애면 된다는 건축가의 상상력은 한옥의 변화로 이어졌다. 김 구청장은 “그때 한옥을 구입해서 살자고 아내한테 권했는데 거절당했다”면서 “지금은 아내가 ‘그때 왜 더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타박한다”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최근 종로구는 퓨전 한복의 경우 궁궐 무료 입장 혜택을 주지 말자는 방침을 정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구청장은 이 같은 ‘퓨전한복 논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종로구 일대 한복 대여 업체들이 제공하는 의상은 금박 장식이 달려있고 저고리는 지나치게 짧은데다 원단도 값싸 한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복의 정수를 지키자는 것이지 개량 한복 자체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면서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한복이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매력있는 공간을 여러 곳 만들되 종로의 유산인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도시재생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송은석기자


건축가적 상상력은 창조적인 도시재생으로 이어진다. 서울의 구 도심인 종로구는 오래된 건물의 도면조차 쉽게 구할 수 없어 전면 재개발에는 부적합하다. 김 구청장은 도시재생의 역할을 ‘침술효과’로 이야기한다. 그는 “지역과 공간의 특색에 맞게 카페와 도서관 등을 만들면 해당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이 살아난다”면서 “침을 맞으면 좋은 기운이 서서히 퍼지듯이 재생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력있는 공간을 여러 곳 만들되 종로의 유산인 역사·문화를 통해서 재생하겠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철학이다.

건축가 출신인 김 구청장의 전문성은 최근 용산 노후건물 붕괴사고 이후 건물 안전이 중요해지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수시로 노후 건물을 둘러보며 안전점검을 강조하고 있는 그는 최근 신축건물의 건축 허가 심의 때 법적 의무대상이 아닌 저층 건물의 경우에도 내진 설계를 반영하도록 했다. 구청 관계자는 “구청장이 건축 전문가라서 관련 부서가 너무 힘들어한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공무원이 힘들수록 주민들의 생활은 나아지기 마련이다.

김 구청장은 매일 새벽 도로 물 청소 등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그는 “디테일을 강조해 주민이 살기 좋은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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