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9일 사설을 통해 “오늘 역사에 유례없는 가혹한 제재 봉쇄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일떠서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주체조선의 무진막강한 국력과 발전잠재력에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며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우리의 일심단결의 위력과 국가경제력은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보다 더 강하며 최후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는 신념을 굳게 간직하고 ‘자력갱생’ 대진군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느닷없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대내적으로는 제재 완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낮추는 동시에 내부적 구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거부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불만 표출이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북한이 지난 6일 8일로 계획돼 있었던 북미고위급회담의 연기를 미국에 통보한 것도 제재를 풀지 않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일종의 압박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 북한이 조기 제재 완화 같은 조치를 얻어내고자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의 불만 제기 등에 압박의 수위를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은 최근 미국 내에서 총 6,340만달러(약 711억원)의 북한 정부 관련 자신이 동결됐다는 내용을 담은 ‘2017 테러리스트 자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시점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진화에 나섰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북미고위급회담의 연기와 관련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들(북한)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담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