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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

'달항아리' 기품 담은 한국의 美...주변과 소통 '열린 공간'으로

건물 중간에 대형 개구부 배치

내부 대부분 노출 콘크리트 마감

유연한 근무환경 설계도 돋보여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달항아리’의 완결성과 한옥 중정의 개방성 등 한국적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미학적 야심, 사회적인 기능, 시공의 완성도 등에서 두루 호평을 받으며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외관에서는 한국의 고전미를 품은 ‘달항아리’를 현대의 건축으로 재해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둥그런 모양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달항아리가 가진 절제된 아름다움의 본질을 건축 디자인에 담았다. 공동설계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자에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당당히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한국적인 미를 표방하는 건물이 아니라 그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건물 중간 대형 개구부(오프닝)을 배치하고 이곳에 조성한 옥상정원도 한옥 중정의 아늑함을 연상시킨다. 정원 너머로 보이는 서울 도심과 용산공원의 풍경은 마치 한옥의 창문과 중정 너머 보이는 풍경과 닮아 있다. 공동설계자인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는 “동양 건축에서 차경(借景·빌려온 풍경)의 개념이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대형 오프닝에도 녹아 있다”며 “건축심의 과정에서 거대한 큐빅 형태의 건물이 자칫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대형 오프닝 덕에 경관을 덜 가리고 주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건물 입면은 번쩍이는 커튼 월을 직접 노출시키지 않고 수직 알루미늄 루버(차양)로 가렸다. 루버의 간격과 크기에 미세하게 변화를 줘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입면이 위로 올라갈수록 약간씩 돌출되도록 디자인한 것도 자칫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건물의 볼륨감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내부에서는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 단연 눈에 띈다. 기둥, 벽면, 계단 등 거의 대부분을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품질 높은 마감은 훌륭한 인테리어가 됐다. 이 정도의 대규모 노출 콘크리트 마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한번 타설이 잘못되면 되돌리기 힘든 난공사였지만 예행연습을 거쳐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사옥 건축에서 놓치기 쉬운 건축의 사회적인 역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사옥은 그 회사 직원들만을 위한 폐쇄적인 공간인 경우가 많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반 사옥 건축과는 다르다. 사방으로 건물의 진출입구를 텄다. 사통팔달의 용산의 입지와도 어울리는 ‘연결성’이 진출입구에도 구현됐다.

지하 1층 미술관부터 3층의 문화 공간까지 외부인들에게 공개된다. 여러 시설을 건물의 바깥 모서리 부분에 배치하고 중앙부는 와플형태의 구조로 시원하게 트인 내부광장을 만들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공재의 성격을 띠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내어 줬다. 아트리움은 패션쇼 등의 각종 이벤트가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내부 광장 상부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수공간이 자리 잡고 있고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비워두었다. 심사위원들은 “민간회사의 사옥임에도 불구하고 대지 주변 상황 및 용산공원과 연계한 공공성과 개방성이 결합된 열린 건축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직장의 콘셉트를 획기적으로 바꾼 사옥 건축이기도 하다. 5층부터는 약 7,000명의 직원이 일하는 일터이자 ‘커뮤니티’로 설계됐다. 5층에는 옥상정원과 직원식당뿐 아니라 피트니스센터·마사지실·모유수유실 등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6~21층의 일반 사무 공간도 소통을 고려해 유연하게 설계됐다.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을 마련해 직원들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꾸며져 있다. 또 협업을 위한 공용 공간과 집중 업무를 위한 1인용 공간 등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이 만들어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옥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저층부의 아트리움은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간결하고 강한 디테일을 살렸다.






총 3곳(5·11·17층)에 옥상정원을 배치해 도시의 경관을 끌어들였다. 5층 정원의 수변공간은 건물 저층부 아트리움의 천장이기도 하다.


옥상정원 전경


11층 옥상정원


중정에서 본 11층 오프닝


옥상정원 너머 보이는 용산공원


내부 입면


루버를 이용해 건물의 볼륭감을 줄이면서도 통풍과 채광를 놓치지 않았다.


사무 공간은 개방형 오피스로 설계돼 직원들 간 소통과 협력을 지원한다.


직원간 소통을 돕기 위해 사무실 내부 계단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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