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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무역 양보안'...習, APEC 앞두고 탐색전

올 여름 이후 처음 中 입장 전달

美측 개혁 요구엔 미치지 못한듯

트럼프·푸틴 불참속 우방확보 총력

영유권 분쟁중인 필리핀엔 美 의식

경제 협력 선물 공세 퍼부을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측의 무역개혁 요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미국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이 올여름 이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양보안이지만 미국 측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양국 간 합의점 도출은 갈 길이 먼 것으로 지적된다. 아직 미국 측의 반응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한 APEC 회의에서 미국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에 앞선 탐색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의 광범위한 무역개혁 요구에 대한 답변을 담은 문서를 미국에 보냈으며 이는 미중 무역전쟁을 멈출 협상을 촉발할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도 이날 중국 관리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측 양보안들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다음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이 갈등 타개를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쪽에서도 대중 대표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의 대외 역할이 축소되면서 사실상 미중 무역협상에서 그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다만 통신은 중국 측에서 보낸 안은 대부분이 특정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 상한 확대처럼 앞서 실행한 조치를 반복하는 데 그쳤다며 트럼프 정부가 요구해 온 산업정책의 전반적 변화 약속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실질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참하는 가운데 APEC 회의에 참석하는 시 주석이 어떤 모습을 연출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맞서 글로벌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처한데다 최근 국내에서도 중국의 자력갱생과 개혁개방의 자신감을 강조해온 만큼 국제적으로 사실상 ‘독무대’를 갖게 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하는 펜스 부통령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대립구도를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이 민감한 무역 이슈를 깊이 있게 언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된 원맨쇼 무대에서 자국 내 정치·경제상황을 의식해 어깨에 잔뜩 힘을 줄 수 있지만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미국을 자극할 만한 언행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대신 아군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는 이번 순방길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15일 출국해 APEC 정상회와 참석과 더불어 파푸아뉴기니·브루나이공화국·필리핀 등 3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며 APEC 정상회의와 별도로 현지에서 파푸아뉴기니·피지·사모아·바누아투·미크로네시아·쿡제도·통가·니우에 등 남태평양 8수교 도서국 정상들과 연쇄회동을 한다고 전했다. 특히 1976년 수교 이후 중국 국가주석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가에 정성을 쏟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 주석은 14일 파푸아뉴기니 언론 기고에서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 간 관계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맞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갈등이 있는 필리핀에는 유화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크다. 영유권 갈등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필리핀과 얼마만큼의 타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은 필리핀에 경제협력의 선물 공세를 퍼부으며 공조폭을 최대한 넓힐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이번 필리핀 방문에서 미군 철수지역인 뉴클라크 시티 사업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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