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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KCGI "경영권 장악없다" 했지만...이사선임→배당확대→경영참여 나설듯

■ KCGI, 한진칼 지분 매입 후 첫 입장 발표...다음 행보는

행동 돌입전에 우군 확보 전념

내년 3월 주총서 이사선임 시도

지배구조 개선 등 요구 가능성

KCGI "감시역할 수행" 발표에

한진칼 등 계열사 주가 하락





행동주의 사모펀드(PEF)로 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가 한진칼(180640) 지분 9% 확보에 대한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강성부펀드는 19일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하기보다는 한진칼 주요주주로 경영활동에 관한 감시 및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칼이 ‘갑질’ 논란 등으로 사회적으로 비판의 대상에 올라 있는 만큼 우호 여론을 형성하면서 행동에 동참할 주주를 찾는 동시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시도하며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한진칼의 배당 확대와 비상장 자회사의 유휴자산 매각을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과 산업계에서는 강성부펀드가 갑자기 행동에 돌입하기보다는 우군 확보에 전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하기 전까지는 다른 기관투자가로부터 직접 의결권을 위임받을 수 없고 언론 등을 통해 여론을 만드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출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한진칼 지분 8.35%를 가진 국민연금은 다음달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단계는 한진칼 측에 비공개 서한을 보내거나 비공개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다. 요구사항은 주로 배당 확대와 유휴자산 처분, 지배구조 개선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한진칼이 요구사항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다면 여기에서 그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주주총회를 통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성부펀드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가장 유력한 시점은 내년 3월로 예정된 한진칼의 주주총회다. 7명의 이사진 중 석태수 대표이사, 조현덕·김종준 사외이사, 윤종근 상근감사가 내년 3월1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이석우 사외이사다. 이사를 선임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25%가 넘어야 한다. 강성부펀드가 다른 기관투자가 가운데 우호 세력을 규합하고 의결권을 위임받아 의결권을 늘리는 시도를 할 수 있다.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역시 강성부펀드가 노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국내외 행동주의펀드 대부분이 표 대결 전까지 요구하면서 관철시킨 사례가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엘리엇의 요구가 다른 기관투자가들에 공감을 얻으며 현대차도 이를 수용했다. 맥쿼리인프라펀드의 보수가 높다고 공격했던 국내 PEF인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마찬가지다. 주주총회에서 펀드운용사 교체는 이루지 못했지만 운용보수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한진그룹 입장에서 더욱 경계감을 갖는 대목은 그룹의 투자활동에 직접 개입할 때다. 강성부 대표는 평소 국내 대기업이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의 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터널링(사익편취)을 했다고 비판해왔다. 오너 일가가 주주 몰래 그룹 전체의 이익을 가져가면서 주가는 물론 기업의 근본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투자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LA 월셔호텔이나 수년간 사업 진척이 더딘 경복궁 호텔부지 등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한진그룹은 강성부펀드의 지분 매수와 입장 발표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무대응하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한진칼을 비롯해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한진칼은 전날보다 6.69% 급락한 2만6,500원에 마감했다. 대한항공(003490)은 2.4%, 진에어(272450)는 4.36% 하락했다. 당초 KCGI가 경영권 확보를 포함해 적극적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한진칼 주가는 지난 16일 14.75%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KCGI가 경영권 장악이 목적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반면 한진그룹이 한진칼 배당은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진칼우선주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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