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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397서민금융콜센터'와 공감의 힘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한창때는 정말 잘 나갔지. 근데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1397 서민금융통합콜센터에 전화를 걸어온 그는 “살려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직업군인으로 제대 후 대기업에서 15년을 일한 번듯한 역군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근무 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몸을 다치며 그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일을 못하게 돼 생계가 막막해진 그는 신용카드 대출 서비스로 1,000만원을 빌려 썼다. 통신요금과 공과금마저 밀리기 일쑤였다. 성치 않은 몸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쌓아온 수십년의 경험을 살릴 일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위급하고 절실한 심정이 느껴졌다. 한 시간 동안 그의 이야기를 듣던 상담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통신요금을 밀린 상태에서는 서민금융상품이라도 대출이 어려웠다. 대신 서민금융진흥원의 취업지원제도를 설명하고 직업상담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연락처를 안내했다.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제도를 이수하면 참여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고 향후 미소금융 취업성공대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상세히 알려주며 힘내시라고 말씀드렸다.

이후 남성이 고맙다며 콜센터에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직업훈련을 하게 됐고 행정복지센터에 기초생활수급지원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서민금융통합콜센터에는 매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전화가 걸려온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출범한 지난 2016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통합콜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람만 74만명이 넘는다. 나에게 맞는 서민금융 서비스는 무엇이며 어떻게 지원받을 수 있는지 등 서민금융과 관련한 모든 기초상담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금융당국이 만드는 서민금융제도가 심장이라면 통합콜센터는 사회 곳곳에 있는 수요자와 정책서민금융을 이어주는 혈관인 셈이다.



서민금융통합콜센터의 힘은 바로 ‘공감’이다. 서민금융 상담이 필요한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실직·연체 등 예기치 못한 삶의 장애물을 만나 오랜 기간 탈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적인 도움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고통을 함께해주는 ‘진심 어린 누군가’다. 서민·취약계층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상담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서민금융통합콜센터는 지금보다 더욱 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불이 나면 119를 떠올려 도움을 받듯 재무적인 어려움을 만나 서민금융의 도움이 필요하면 ‘1397’이라는 네 글자를 떠올려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콜센터를 만들려 한다. 이를 위해 통합콜센터에 전화한 모든 서민이 바로 상담사와 연결되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120 다산콜센터 등 지자체의 민원 콜센터에서 서민금융 상담 연계가 가능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음성 안내 멘트를 스마트폰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보이는 콜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서민금융통합콜센터의 번호인 1397의 각 숫자는 전화기 숫자판 모서리에 위치해 있다. 서민·취약계층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구석구석 빠짐없이 챙기겠다는 의미다. 통합콜센터를 통해 감동을 경험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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