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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소득층 힘들게 하는 게 소득주도성장인가

저소득층의 소득이 또 줄었다. 통계청의 3·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평균 소득은 131만 8,000원으로 1년 전보다 7% 줄었다. 올해 조사방식을 바꾼 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저소득층의 주머니는 얇아졌지만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득은 8.8% 늘어나면서 계층 간 소득 격차가 통계작성 이후 가장 컸던 2007년과 같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양극화 해소를 내건 소득주도 성장 전략이 저소득층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더 힘들게 하고 분배 악화를 조장하고 있으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예견된 참사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줄이면 대기업 정규직들은 좋겠지만 지불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에서 일하는 일용직이나 임시직 등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임금을 받지 못하니 하위 20%가 버는 총소득에서 37%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급감하는 것은 당연하다.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은 3·4분기에만도 22.6%나 쪼그라들었다. 아동수당 신설이나 기초연금 증가분으로 감당하기 힘들다. 저소득층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나아지리라는 기대도 하기 힘들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2%대 중반으로 떨어지며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경제가 2020년까지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40일가량 지난 후에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계도기간이 끝나고 최저임금도 10.9% 또 오른다. 공장이나 가게 문을 닫는 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속출하면서 일자리는 더 많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리라는 예상이 어렵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소득층의 삶 자체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정책의 전면 수정이 시급하다. 최저임금의 경우 내년에 10.9% 인상이 확정돼 어쩔 수 없지만 2020년분부터는 ‘동결’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OECD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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