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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아이티에 희망 주는 한국

김병연 주 도미니카 대사

한국의 기적 선망하는 전통적 우방

8년 전 대지진 후 꾸준한 협력사업

국내 기업 진출로 고용·수출도 늘어

교통·치안 등 다양한 분야 지원 확대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아이티 출장 중 현지에서 활동하는 선교사가 필자에게 말했다. 지난 2010년 대지진으로 인한 복구작업이 아직 진행되고 있는 아이티에서 약 150여명의 우리 기업인들과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는 아이티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우리 교민들을 보면서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대사로서의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게 됐다.

아이티에는 10여개의 우리 기업들이 있다. 아이티에서 생산되는 경공업 제품들은 미국의 무역특혜법(HOPE·HELP Act)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은 아이티에서 생산한 상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시로 전기와 공업용수가 끊기고 하루아침에 정부 내각이 사퇴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기업인들은 묵묵히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아이티 경제의 큰 축을 형성하며 아이티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이티에 가장 큰 규모로 진출한 우리 기업은 세아상역이다. 세아상역은 아이티 재건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아이티 카라콜 지역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해 오늘날 7개 공장을 운영하며 1만명이 넘는 아이티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현재 아이티 세아상역의 수출액은 약 1억8,000만달러로 이는 아이티 전체 수출액에 약 20%를 차지한다. 세아상역을 포함한 아이티 내 모든 우리 기업의 수출액은 약 3억달러로 아이티 총 수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 대한 아이티의 기대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가 과거 식민지배와 6·25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기에 아이티로서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아울러 아이티는 우리의 전통우방 국가이기도 하다. 아이티는 우리나라와 1962년에 수교했지만 이미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 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명시한 유엔결의안에 찬성하고 6·25전쟁 당시 유엔을 통해 2,000달러 규모의 현물을 지원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같은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자 아이티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010년 아이티에 진도 7.0 지진이 발생해 약 23만명이 사망하자 우리 정부는 2010~2012년 ‘유엔 아이티 안정화 임무단(MINUSTAH)’에 단비부대를 파견했다. 또 올해 3월 아이티 치안유지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 아이티 정의 임무단(MINUJUSTH)’에 우리 경찰 4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7월과 10월 아이티 내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을 때 활약해 아이티는 물론 여타 유엔 경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아이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개발협력사업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진 피해복구·콜레라 대응·허리케인 피해지원 등 매년 해외긴급구호를 제공함은 물론 에너지, 식수, 교육 및 직업훈련 등 분야에서 아이티가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사업을 시행해왔다. 2013년에는 아이티 초등학생들의 통학을 위해 버스 50대를 지원하기도 해다. 필자는 출장 중 곳곳을 누비는 현대자동차 통학버스를 볼 수 있었다. 아이티에는 체계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에 이곳 학부모들과 학생에게 통학버스는 등하교뿐만 아니라 이들을 바깥세상과 연결해주는 역할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아이티에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아이티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고 우리 경찰들은 치안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다양한 개발협력사업을 통해 아이티의 사회발전을 지원해주고 있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6월 우리 교민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총상을 입어 긴급 호송됐다. 그럼에도 아이티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아이티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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