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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구루' 푸엣 교수 "고정된 自我는 허상…틀에 박힌 思考부터 깨자"

[성균관대서 '좋은 삶이란…' 특강]

"타인의 존재·행동에도 영향받아

상호작용 통해 변화 도모해야"

마이클 푸엣 하버드대 중국사 및 인류학 석좌교수가 23일 성균관대에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강신우기자




“사람은 고정된 자아(self)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습관과 외부 자극이 쌓아올린 존재입니다. 결국 이 습관과 패턴을 작은 변화로 깨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의 동양사상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마이클 푸엣 하버드대 교수가 23일 성균관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중국철학의 시사점을 설파했다.

푸엣 교수는 하버드대 중국사 및 인류학 월터 클라인 석좌교수로 마이클 샌델 교수를 넘어서는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하버드대 최고의 교수로 꼽혔고 4대 명강의(Havard Thinks Big 4)의 마지막 순서를 맡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성균관대 유학대, 동양철학과 BK21PLUS사업단, 유교문화연구소가 공동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 자유의지와 주체성을 강조하는 근대적 사고방식을 푸엣 교수는 단호하게 비판했다. “우리는 늘 자신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그에 따라 직업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자아와 주관대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자를 비롯한 중국철학은 인간이 하나의 고정된 자아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삶에서 맞닥뜨리는 사람과 행동으로부터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존재로 본다는 것이다.

푸엣 교수는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따라 어떤 시계를 샀다고 믿을 수 있지만 그것은 구글이 수집한 개인정보에 의해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배치된 온라인 광고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구글 같은 서치엔진이 쉽게 파악 가능할 정도로 특정한 패턴에서 움직이는 것이 인간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진정한 자신(true self)’이 존재하고 그를 탐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반드시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푸엣 교수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규칙을 깨뜨리려는 시도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푸엣 교수는 “우리가 당연시해온 상식과 전통에 도전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보다 더 잘 느낄 수 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푸엣 교수는 틀에 박힌 사고를 전환하기 위해 중국철학의 ‘의례(ritual)’를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우리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면서 바깥세상과는 다른 관점에서 대화를 나누고 다른 모습을 보이듯 일상적 패턴에서 벗어난 대화 같은 작은 의례를 통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푸엣 교수는 결국 사회적·세계적 문제 해결도 결국 개인과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은 “푸엣 교수는 동양철학에 대한 현대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성찰을 보여주는 학자”라며 “이번 강연은 우리 각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동양철학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마이클 푸엣 교수의 23일 한국 강연 영상보기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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