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고집스러운 폭주를 그대로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보수 단일대오 형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의 참여가 있을지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2020년 총선에 대해서도 “어려운 곳을 찾아가 책임을 다하는 게 도리”라며 험지 출마 의지도 내비쳤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입당 환영식에 참석해 “야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해 (문재인 정권이) 실정을 거듭함에도 ‘20년 장기 집권’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미력이나마 보수 단일대오 형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2017년 1월 탈당 후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해 최고위원을 지냈고, 지난 2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지내왔다.
정치권에서는 오 전 시장의 내년 초 전당 대회 및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 대표 도전 여부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지도 체제 문제도 논의가 진행중이고, 이와 연동돼 선출 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변수가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결심하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르다. 추후 지켜보면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출마를 두고도 “어디가 됐든 당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요청하는 곳이라면 가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 당협위원장을 신청해 제21대 총선 출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광진구 자양동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광진을 출마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려운 데로 가라고 해도 찾아가서 제 책임을 다하는 게 도리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험지 출마 의지도 다졌다. 김용태 비대위 사무총장 역시 “오 전 시장이 우리 당에 입당의사를 표명했을 때 사무총장으로서 ‘한국당이 반드시 탈환해야 할 험지로 가 주셔야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며 “반드시 이겨서 총선 승리 전체를 견인하는 상징적 임무를 겨냥해야 한다는 점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내년 초 열릴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통합전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내년 전당대회가 이른바 보수 우파 이념과 철학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가 모여 치르는 것이라면 바람직하다”면서도 “요즘 돌아가는 행태를 보니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더라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 동의를 구하고, 함께 할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요청하는 게 절차적으로 명분 쌓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 저도 그 목소리를 함께 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전대든 다른 정치인들의 한국당 입당이든 보수 단일대오를 위한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생각이다.
보수 통합을 위해서는 태극기 부대도 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태극기 부대에 대해 “처음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다수 국민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시작된 모임이지만, 갈수록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우려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며 “한국당은 이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담아내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주희·양지윤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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