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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언제든 바꿀 준비를 하라

<79·끝> 창업자가 해야할 일

창업 아이디어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일 뿐

고객 관찰·의견수렴 거쳐 끊임없이 다듬어야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숙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이 사업의 시작은 여행객에게 에어매트리스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만지기조차 꺼려지는 위험한 아이디어로 취급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위험이 산재해 있었다. 첫째, 안전 문제. 생전 처음 보는 여행객에게 뭘 믿고 집을 빌려주겠는가. 여행객 입장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자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어떻게 하나. 둘째, 법률 문제. 처음에야 문제가 없겠지만 사업이 커지면 숙박업에 대한 인허가가 필요할 텐데 해결할 수 있을까. 셋째, 인적자원. 디자이너 창업자들이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넷째, 다섯째…. 안 될 이유는 끝이 없었다.

이뿐 아니라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도록 창업자들은 고객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콜로라도 덴버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숙박공유가 잠깐 상승세를 탔지만 행사가 끝나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히려 마트에서 시리얼을 사다가 대선주자 캐리커처를 붙여 판매한 시리얼 사업자로 더 유명해졌다.

당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십여개의 벤처캐피털에 연락했는데 그중 열 군데에서 회신을 받았고 다섯 군데를 만났으나 누구에게도 투자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 세계에서 하루 200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300억달러가 넘는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됐다.



그럼 에어비앤비의 전환점은 무엇이었을까. 딱 3개월만 더 해보고 안 되면 폐업하자며 선택한 것이 YC(와이콤비네이터)라는 액셀러레이터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YC 대표 폴 그레이엄에게서 들은 최초의 조언은 “당신네 고객은 어디에 있지?” “당신네 고객이 뉴욕에 있다면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였다. 그들은 즉시 주말마다 뉴욕에 있는 고객의 집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집주인들이 가지고 있던 주요 불편사항들을 발견했다. 숙박비 책정에서 사진 촬영에 이르기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었다. 에어매트리스를 함께 빌려줘야 한다는 규칙도 없앴고 집주인이 반드시 집에 머물며 아침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칙도 없앴다. 에어비앤비라는 이름도 이즈음 최종 결정됐다(이전까지는 에어배드앤매트리스). 숙소를 매력적으로 촬영해야 예약률이 올라간다는 통찰도 이 과정에서 얻은 것이고 이것은 에어비앤비의 중요한 성장동력이 됐다.

목표고객을 찾고 그들이 가진 불편을 구체화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과정인 ‘고객 문제/솔루션 검증’,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 적합한지 확인해나가는 ‘제품(서비스) 검증’ 혹은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이 성장의 발판이 된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은 이런 것들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이다.

‘고객 문제/솔루션 검증’ ‘제품(서비스) 검증’. 물론 이 과정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초기 사업계획 그대로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최초의 사업계획은 창업자가 생각하는 가설의 집합일 뿐이고 고객을 만나면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사업의 핵심은 그 가설을 고객으로부터 검증받고 적합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오롯이 창업자의 몫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지도를 바꿔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성공을 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시길. 3년 넘게 진행된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은 여기까지로 마친다.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sungjuch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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